▲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에서 멕시코 국경장벽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의회의 장벽 예산처리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저녁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뤄진 대국민 연설에서 “멕시코와 맞닿아 있는 미국 남부 국경에서 인도주의적 위기는 물론 안보 위협이 커지고 있다”며 “57억 달러의 장벽 예산 마련은 국경 안보를 위해 절대적으로 중요한 일”이라고 의회의 예산안 처리를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 유통 증가로 사망 인구가 늘고 범죄가 증가하는 등 모든 미국인들이 통제되지 않은 불법 이민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공공 자원에 부담을 주고 일자리와 임금을 끌어내리는 등 불법 이민이 불러오는 악순환을 끝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의 업무정지(셧다운) 사태는 장벽 예산 처리를 방치하고 있는 민주당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장벽은 옳고 그름, 정의와 부정 사이 선택의 문제이자 상식”이라며 “민주당이 국경 안보에 예산을 쓰지 못하도록 했다는 이유만으로 연방정부가 셧다운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다만 민주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국경장벽은 콘크리트가 아닌 강철로 세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경장벽 건설에 들어가는 예산 가운데 일부를 멕시코가 나눠 부담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와 체결한 위대한 새 무역협상에 따라 멕시코 역시 간접적으로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벽 예산 문제가 전향적으로 처리될 수 있다는 희망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과 대화를 재개할 계획”이라며 “9일 백악관으로 초청한 의회 지도부와 회동을 45분 정도만 한다면 지금 상황이 충분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연설은 2017년 1월 취임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진행한 첫 번째 대국민 연설이다.
10분여 동안 이어진 이날 연설은 CNN, ABC, 폭스뉴스 등 미국의 주요 지상파와 뉴스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현지언론의 예상과 달리 비상사태(State of Emergency)는 선포하지 않았다.
미국 연방정부는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두고 합의에 실패해 지난해 12월21일 업무정지(셧다운) 상태에 들어갔다. 2018년 1월, 2월에 이은 세 번째 업무정지(셧다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