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오후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KB국민은행 노조 조합원들이 총파업 전야제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
KB국민은행 노사가 협상을 재개했다.
박홍배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7일 밤 10시50분쯤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 마련된 총파업 전야제 무대에 올라 "조금 전 회사 측에서 연락이 와서 교섭을 하자고 했다"며 "끝이 오전 5시가 될지 오후 3시가 될 지는 모르지만 반드시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고 오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박 위원장은 오후 9시경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
허인 KB국민은행장으로부터 연락이 오면 밤을 새워서라도 협상할 의지가 있다"며 "(허 행장에게) 오늘 저녁에라도 교섭할 용의가 있으니 연락을 달라’고 말했지만 아직까지 연락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4시15분경 KB국민은행 노사의 임단협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노조는 예고한 대로 전야제를 열었다. 이어 8일 하루 1차 파업도 진행하기로 했다.
박 위원장은 전야제가 열리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노사가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한 가장 중요한 쟁점이 뭐냐는 질문에 “새로 들어온 청년 은행원들과 창구를 오랫동안 책임져왔던 여성 은행원 차별이 우리 직원들을 여기 모이게 한 이유”라고 대답했다.
그는 “성과급 지급을 놓고 노사가 의견차이를 좁히긴 했지만 회사가 (임금피크제와 페이밴드와 관련해) 단서조항을 달았다”며 “산별합의를 통해 합의했던 임금피크제 개선에 대한 사항을 이행하지 못하겠다고 한 것도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였다.
허 행장이 보로금과 미지급 시간외수당을 더해 300%의 성과급을 주겠다고 한 점을 놓고는 “실제 우리 직원들이 일을 하고 받지 못한 시간외수당만 150% 정도가 넘는다고 추산한다”고 말했다.
이번 파업을 놓고 성과급을 받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 여론이 있다는 점과 관련해 박 위원장은 “분명히 성과급 문제가 아닌 차별과 산별합의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겠다는 회사 측의 몽니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며칠 전 KB국민은행 부행장을 비롯해 임원 54명이 사표를 낸 점을 놓고는 “크게 진정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만일 그들이 말을 지킨다고 하면 은행의 최고경영자가 사표를 다 수리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야제 행사는 예정된 시각에 맞춰 오후 9시경 시작했다.
박 위원장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를 조금 넘겨 협상이 결렬되자마자 일부 지점에서 부당노동행위가 발생했다. 회사 측에서 지방에서 출발하려는 버스를 가로막고 버스 문 앞을 지키는 일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는 밤 10시를 기준으로 6천여 석 규모의 좌석이 거의 찼다. 노조 관계자는 “새벽에 합류하는 인원을 포함하면 복도까지 채워 1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