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진 NHN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가 인공지능(AI)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정 대표는 NHN엔터테인먼트 이름을 NHN으로 바꿀 계획까지 세우며 구글과 같은 ‘종합 정보통신(IT)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자체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한돌’이 프로기사와 2번을 대결해 모두 이겼다고 3일 밝혔다.
한돌은 2018년 12월28일 신민준 9단에게 불계승을 거뒀다. 2일에는 이동훈 9단과 대국을 해 1시간30분, 168수 만에 불계승했다.
한돌은 NHN엔터테인먼트가 서비스하는 온라인 바둑게임 ‘한게임 바둑’에서 자체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2017년 12월에 출시된 한돌은 일반인이 상시 대국할 수 있는 최초의 바둑 인공지능이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년 동안 온라인 바둑게임을 통해 한돌의 기력을 계속 높여왔지만 기술력에 의문이 제기돼왔다. 하지만 한돌이 이번에 프로기사까지 이김으로써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력을 쌓았음을 검증하게 됐다.
한돌에 도입된 인공지능의 작동 원리는 2016년 국내외에 큰 충격을 줬던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알파고의 가장 큰 특징은 짜여진 틀 안에서 매번 같은 대답을 내놓지 않는 직관력을 갖췄다는 점이었다. 한돌과 알파고와 마찬가지로 빅데이터를 활용해 시행착오와 실수를 반복하면서 스스로 해결능력을 향상하는 ‘딥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정우진 대표가 한돌의 기술력을 계속 높이는 최종 목표도 구글과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한돌의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범용적 인공지능 플랫폼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구글은 현재 인공지능 기술을 자율주행차, 동시통역 등의 사업에 접목하며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 대표도 NHN엔터테인먼트의 사업에서 인공지능을 접목하는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 한 시민이 2016년3월10일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국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
정 대표는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의 부정거래 탐지 시스템(FDS)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 부정거래 탐지 시스템은 자기학습을 통해 부정결제라고 판단되는 거래를 자동적으로 차단해 결제의 신뢰성을 높인다.
또 NHN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NHN벅스는 삼성전자와 손잡고 인공지능 기반 음악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NHN벅스는 삼성전자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와 연동한 음악서비스를 올해 안에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정 대표는 NHN엔터테인먼트를 게임 중심의 기업에서 ‘종합 IT기업’으로 바꾸려 하고 있는데 변화의 중심에는 인공지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NHN엔터테인먼트의 이름을 NHN으로 바꾸려 하는 것도 이런 점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정 대표가 2일 신년사를 통해 회사이름을 NHN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며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한 신년사여서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