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가 “우리나라 민주주의 아버지는 남편”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씨의 발언을 놓고 “실성에 가까운 망언”이라며 “해괴망측한 이런 발언이 여과 없이 매체에 보도되는 것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 전두환 전 대통령(오른쪽)과 부인 이순자씨. |
이씨는 1일 한 보수성향 인터넷매체 뉴스타운TV와 인터뷰를 통해 “대한민국 민주주의 아버지가 누구인가. 저는 우리 남편이라고 생각한다”며 “전 전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단임을 이뤄 지금 대통령들은 5년만 되면 더 있으려고 생각을 못하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이씨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관련해서도 “조금 전의 일을 기억 못하는 사람한테 광주에 내려와서 80년대 일어난 얘기를 증언해달라고 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코미디”라며 “광주 5·18단체도 이미 얻을 거 다 얻었는데 그렇게 해서 얻을 게 뭐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7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는다.
노영관 바른미래당 상근부대변인은 이씨의 발언에 “진정한 민주주의를 꿈꾸고 기대하는 국민 앞에 함부로 민주주의 운운하지 말라”며 “희생자들을 모독하고 역사를 왜곡하면서 더 이상의 허위 증언은 그만하라”고 지적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전씨가 전직 대통령으로서 광주 영령 앞에 무릎꿇고 사죄하지 않을 거라면 전씨 부부는 더 망발을 하지 않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은 이씨의 발언과 관련해 어떠한 논평도 내놓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