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18-12-28 17: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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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새 대표이사 선임을 놓고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금호타이어 최대주주인 중국 타이어기업 더블스타가 KDB산업은행 출신 인사를 새 대표이사에 앉히려 한다는 말이 나돌면서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
28일 전국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는 “산업은행 출신 인사가 금호타이어의 새 대표이사로 낙점됐다는 ‘관피아 인사 내정설’이 나오고 있다”며 “언제 올지, 확정됐는지까지 알 수는 없지만 낙하산인사가 거명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금호타이어의 새 대표이사로 거명되는 인물은 현재 산업은행 고위임원으로 일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금호타이어의 해외 매각을 놓고 더블스타와의 협상을 조율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후보로 거론된 고위간부와 관련해 내정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산업은행 측 인사가 새 대표이사로 오는 것을 강하게 경계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산업은행 인사는 타이어기업 경영과는 전혀 무관한 금융계 인물이지 않느냐”며 “회사 경영을 정상화하는 데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새 대표이사 후보로 산업은행 인사가 거명되는 것은 다소 뜻밖이다.
산업은행은 7월에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매각계약을 체결한 뒤 현재 지분 7.78%를 보유한 2대주주로만 머물러 있다. 금호타이어 이사회에도 산업은행 측 인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산업은행 관계자도 “현재 금호타이어는 관리회사가 아닌 일반회사로 분류돼 경영에 전혀 개입하지 않고 있다”며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선임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들을 놓고 더블스타가 향후 한국 정부의 지원을 얻어내기 위해 산업은행 측 인사를 새 대표로 뽑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번지고 있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지분을 45%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대표이사 선임 결정권을 쥐고 있다.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과 장진화 더블스타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더블스타 측 인사들은 기타비상무이사로서 이사회의 의사 결정에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더블스타가 친정체제를 강화하려면 더블스타측 인사를 금호타이어 대표로 앉히는 것이 합리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를 포기하고 산업은행측 인사를 영입하려는 것은 향후 금호타이어의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정부의 도움을 받기 위해 관계를 미리 다져놓기 위한 포석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금호타이어를 둘러싼 경영환경은 2019년에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타이어 경영진은 최근 2019년 경영 정상화 계획을 노조 간부들과 공유하며 주요 거래처였던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등과 거래가 중단돼 신차용 타이어(OE) 판매가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호타이어 경영 정상화를 위한 비용 지출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더블스타가 산업은행 측 인사를 대표이사로 영입하면 비용 분담을 정부 측에 요구할 수도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현재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선임 절차가 이뤄지고 있는지, 어떤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는지 전혀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