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 사장이 연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 사장이 그동안 매출 신장 등 눈에 띄는 실적을 낸 데다 김정완 매일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삼고초려 끝에 영입한 만큼 무난히 연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사장의 임기는 2019년 3월까지다.
23일 매일유업 관계자는 대표이사 교체와 관련해 "사장 자리를 둔 인사 발령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김 회장의 사촌동생이지만 주식은 17주만 들고 있다. 전문경영인이나 다름없다.
김 사장은 취임 2년 반 만인 2016년 매일유업(현 매일홀딩스)의 매출이 연결 기준으로 서울우유협동조합을 넘어서도록 이끌었다.
서울우유가 2016년 매출 1조6037억 원을 내며 전년과 비교해 4.3% 후퇴할 때 매일유업은 매출 1조6222억 원을 거둬 5.2% 성장했다.
하지만 유가공부문만 놓고 보면 매일유업은 여전히 서울우유에 밀려 김 사장의 '숙제'는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김 사장은 지금까지 보여준 성과를 인정받아 남은 숙제를 마칠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10월 열린 2018년 국제낙농연맹 토론회에서 “매일유업은 백색시유 생산량 감소를 상쇄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데 초점을 두고 신제품과 사업을 개발해 왔다”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신사업 관리를 위해 김 사장 직속으로 ‘신사업추진단’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이 힘을 주고 있는 제품은 '소화가 잘되는 우유'다. 소화가 잘되는 우유는 유당분해효소가 부족한 아시아인을 위해 유당을 제거한 우유제품이다.
매일유업은 2016년 소화가 잘 되는 우유를 개편해 내놨다. 소비자유통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소화가 잘되는 우유는 락토프리(유당 제거) 우유시장의 97.7%(2017년 12월 기준)를 점유한다.
락토프리 제품은 연간 12%씩 성장하고 있고 아시아 국가에서 선호도가 급증하고 있다고 매일유업은 밝혔다.
이밖에도 매일유업은 유기농 우유와 성인용 분유 등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매일유업의 매출 비중 7~8%를 차지하는 유기농 우유는 수요 증가와 시장 선점 효과로 이익률이 높아질 것”이라며 “한한령을 극복하며 중국에 수출하는 분유 물량도 회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사장은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사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세계적 식품기업으로 도약하고 수익성 위주의 사업구조를 강화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진출에는 프리미엄 분유가 앞장서고 있다.
매일유업은 2017년 12월 중국 수출 분유 브랜드인 '앱솔루트명작'과 '매일 궁', '희안지'를 중국 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에 정식 등록했다. 중국의 조제분유 수출 기준을 통과한 것이다.
분유제품은 매일유업이 중국에 수출하는 물량 가운데 90%를 차지한다.
중국에 컵커피 수출 등을 담당할 북경매일유업유한공사를 2분기부터 자회사로 추가하기도 했다.
매일유업은 중국 진출 5년여 만에 냉장 컵커피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데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 편의점 입점률이 60%를 넘어섰다. 2018년 3만 개가 넘는 편의점에 입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카레와 후식류로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성인 분유시장에도 선발적으로 진출했다”며 “중국 등으로 판매선을 다변화해 정체된 업황을 타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2018년 별도기준 매출 1조3010억 원, 영업이익 77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과 비교해 매출은 47.7%, 영업이익은 51% 늘어나는 것이다.
매일유업은 2017년 지주사체제로 전환했다. 김 사장이 매일홀딩스의 자회사인 매일유업에 재직한 기간은 서류상 1년 밖에 안 됐다.
김 사장은 매일유업(현재 매일홀딩스)이 2017년 6월1일 지주사 매일홀딩스와 유가공전문기업 매일유업으로 인적분할할 때 소속을 매일유업으로 옮겼다. 전에는 ‘폴바셋’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쳤는데 이제는 유가공업의 범위 안에서 매일유업을 강화해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
김 사장은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미네소타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BNP파리바와 크레디아그리콜 은행, 씨티은행, UBS 등을 거친 재무 전문가다.
2009년 매일유업에 합류하자마자 재경본부장을 맡아 2010년 1월 매일유업과 자회사인 상하를 합병하며 경영 효율화를 꾀했고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승진했다.
김 사장은 2013년 4월 폴바셋을 키우기 위해 사업부를 독립해 자회사 엠즈씨드를 설립했고 김정완 회장과 함께 이사에 올랐다. 같은 해 10월 매일유업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오르며 국내 유제품 업계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가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