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인 KB국민은행장, 박정림 KB증권 WM부문 부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 허정수 KB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사진은 각 계열사의 2018년 3분기 누적기준 자산총계 순서로 왼쪽부터 나열) |
박정림 KB증권 WM부문 부사장이 KB증권 대표이사로 내정되면서 KB금융그룹에서 차기 리더로 꼽히는 인물들이 모두 계열사 경영 전면에 나섰다.
KB국민은행장 혹은 KB금융지주 회장의 차기 자리를 놓고 KB금융그룹의 50대 ‘젊은 피’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20일 KB증권에 따르면 박정림 부사장과 김성현 KB증권 IB총괄 부사장이 21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다.
박 부사장의 선임으로 KB국민은행을 비롯해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생명보험 등 자산순위 상위 계열사에 모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신임을 받는 핵심 인물이 배치됐다.
KB금융그룹 내부에서 KB금융지주 회장이나 KB국민은행장 등 핵심 자리에 앉으려면 주요 계열사 대표를 거쳐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 만큼 이들이 경영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됐다.
박정림 부사장은 증권사에서 직접 일한 경험이 짧다는 점에서 우려를 받고 있지만 오히려 능력을 입증할 기회이기도 하다.
박 부사장은 외형에 비해 다소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KB증권의 수익성 개선을 이끌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그룹의 다른 계열사들과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 역시 과제다.
허인 KB국민은행장 역시 임기의 절반을 지나가고 있는 만큼 KB국민은행의 ‘변화’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허 행장은 지난해 11월 취임했는데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다.
허 행장은 행장에 오른 뒤 은행은 관료적이고 형식적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데 힘쓰고 있다.
허 행장은 ‘디지털 전환’을 선포하는 등 금융권에 거세게 불고 있는 디지털금융 바람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여직원 유니폼을 전면 폐지하기로 하는 등 분위기를 확 바꾸는 파격 행보도 보이고 있다
현재는 페이밴드(직급별 기본급 상한제) 확대와 직급체계 개편 등을 추진하고 있는데 노조의 거센 반발을 넘고 도입에 성공하면 다시 한 번 리더십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그룹 차기 리더에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도 빼놓을 수 없다.
양 사장은 이번에도 연임에 성공하면서 다시 한 번
윤종규 회장의 굳은 신임을 확인했다.
양 사장은 올해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KB손해보험의 실적 하락폭을 최소화하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 사장은 다음 지주 회장이나 은행장 후보를 얘기할 때 꾸준히 1순위로 거명된다. 지난해에도 KB금융지주 회장과 KB국민은행장 선임과정에서 모두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이밖에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과
허정수 KB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 역시 임기 전환점을 넘기는 만큼 좋은 성적표를 받기 위해 더욱 경영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지난해 말 KB금융그룹 인사를 통해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을 떠나 성장동력을 새로 발굴해야 하는 계열사로 보내져 무거운 과제를 안았다.
이들 5명은 과거 KB금융지주나 KB국민은행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1960년~1963년에 태어나 비슷한 시기 KB국민은행에 입사해 비슷한 궤적을 밟아왔다. 박정림 부사장만 2004년 뒤늦게 입사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윤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핵심인물을 영업환경이 녹록치 않은 계열사로 보낸 만큼 앞으로 경영성과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