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승우 풀무원 총괄사장이 핵심 계열사인 풀무원식품의 기업공개를 앞두고 재무구조 개선에 온 온힘을 쏟고 있다.
풀무원식품은 지난해 실적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해외법인의 실적부진에 발목이 잡혀 순이익 규모는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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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승우 풀무원 사장 |
남 총괄사장은 풀무원식품 재상장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보통주 무배당을 결정했다. 재상장 시점에서 재무제표 건전성을 조금이라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식품은 우선주에 대해 1101원의 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으나 보통주는 무배당을 의결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풀무원식품이 보통주 현금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일로 보고 있다.
풀무원식품은 2008년 풀무원에서 인적분할해 설립된 회사다. 그뒤 풀무원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상장이 폐지됐고 2010년 회사이름이 풀무원식품으로 바뀌었다. 풀무원이 지분 75.8%를 보유하고 있다.
풀무원식품은 상장이 폐지된 뒤에도 1주당 6천~7천 원의 고배당을 실시해 왔다. 2012년부터 배당금 규모는 크게 줄었으나 보통주에 사실상 무배당을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풀무원식품은 지난해 영업이익 182억 원을 내 전년보다 0.1% 줄었다. 매출은 전년보다 16.7% 늘어난 9377억 원을 기록했다.
풀무원식품은 지난 2월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563만 주를 구주매출 형식으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주당 8만9천 원 정도에서 공모가 이뤄지면 풀무원식품의 상장 뒤 시가총액은 5천억 원 가량이 될 것으로 본다.
대주주인 풀무원은 공모가가 높게 형성되면 그만큼 자금을 확보하는 데 유리해진다.
풀무원식품이 영업이익 흑자를 냈는데도 이번에 사실상 무배당으로 돌아선 데는 기업공개 추진 과정에서 재무 건전성을 조금이라도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재상장 시점에서 재무건전성이 나쁘면 공모가가 떨어질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풀무원식품이 기업공개에서 순항할 여건을 갖춘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풀무원의 해외사업 부진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풀무원식품은 지난해 본사(별도재무제표)만 놓고 보면 163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해외법인 실적을 포함하는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한 순이익은 16억 원에 그쳤다. 본사에서 번 돈을 해외에서 까먹고 있는 구조다.
풀무원식품은 2011년 4분기 미국법인 지분을 지주회사인 풀무원으로부터 넘겨받았는데 그 뒤 재무구조가 크게 나빠졌다.
특히 미국법인 풀무원USA의 경우 지난해 173억 원의 손손실을 기록했다. 풀무원이 일본시장에 진출해 지난해 6월 인수한 아사히식품도 올해 78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풀무원식품이 해외법인에서 실적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