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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은퇴 승부수로 독일 총리 레임덕 없는 임기 마무리 꾀하다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8-12-16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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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은퇴 승부수로 독일 총리 레임덕 없는 임기 마무리 꾀하다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6일 열린 기독민주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독일 청소년들 사이에서 “남자도 총리가 될 수 있느냐”는 말이 농담처럼 오고 간다. 이들은 철이 든 이후 앙겔라 메르켈 총리 외의 다른 총리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메르켈 총리는 벌써 13년째 주요 선진국이자 유럽연합(EU)의 구심점인 독일을 이끌고 있다. 전 세계 여성 정치 지도자 중 가장 강대한 국력을 지닌 나라의 수장이다.

최근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순위에서도 8년째 1위를 지켰다. 15년 동안 1위에 오른 것만 13번이다.

하지만 그런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도 이제 저물어가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사퇴 카드를 꺼내 들어 레임덕 없는 임기 마무리를 시도한다.

16일 외국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메르켈 총리는 실질적으로 유럽연합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의 영향력이 악화되면 유럽이 혼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된다.

메르켈 총리는 2021년까지인 총리 임기를 마친 뒤 정계를 은퇴한다. 이미 18년 동안 지켜온 기독민주당 대표 자리는 내려놓았다. 당대표에 오른 지 18년 만, 총리에 오른 지 13년 만이다.

메르켈 총리는 10월 독일 헤센주 지방선거에서 기독민주당의 득표율이 27.9%로 2013년보다 10.4%포인트나 폭락하자 사퇴를 결정했다. 1970년 이후 48년 만에 가장 낮은 득표율이라 충격이 컸다.

일각에서 메르켈 총리가 점점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대연정이 무너지고 2019년 초 조기 총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대연정 상대인 사회민주당은 메르켈 총리에게 정치 쇄신책을 요구했다.

특히 메르켈 총리의 난민 수용정책이 대중의 인기를 떨어뜨린 요인으로 꼽혔다. 메르켈 총리는 시리아 내전으로 발생한 난민들을 100만 명 가까이 받아들이는 정책을 폈는데 난민에 의한 범죄가 이어지면서 대중의 반발이 커졌다.

메르켈의 정치적 승부수는 효과를 거뒀다. 7일 메르켈 총리의 뒤를 잇는 기독민주당 대표 선거에서 메르켈 총리의 측근인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 사무총장이 대표에 선출됐기 때문이다.

카렌바워 대표는 지난해 메르켈 총리에게 발탁된 인물로 메르켈 총리의 정책을 대체로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켈 총리는 당대표는 내려놓았지만 2021년까지 총리 임기를 완주하는 데 청신호가 들어왔다.

반면 카렌바워 대표에 맞섰던 프리드리히 메르츠 전 원내대표는 아쉬움을 삼켰다. 메르츠 전 원내대표를 내세워 당권을 잡으려 했던 반메르켈 세력 역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다만 메르켈 총리는 앞으로도 당내의 강한 도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대표 선거 결과 카렌바워 대표는 517표, 메르츠 전 원내대표는 482표를 얻어 차이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메르켈 총리와 친정세력이 포용력을 보이지 않거나 정책 실패가 이어지면 언제고 정국은 다시 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메르켈 총리의 기존 정책이 다소 오른쪽으로 흐를 가능성도 떠오른다. 보수세력의 존재감이 확인된 데다 카렌바워 대표도 난민정책 등에서 메르켈 총리보다는 보수적이고 엄격한 성향이기 때문이다. 

카렌바워 대표는 대표에 오른 뒤 보수성향 청년조직을 이끄는 파울 치미아크 사무총장을 임명하며 보수진영을 통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메르켈 총리는 1954년 생으로 서독 함부르크에서 태어났지만 동독에서 성장했다. 라이프치히대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양자화학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독일 통일은 메르켈 총리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통일이 되는 해에 기독민주당에 입당했으며 헬무트 콜 전 총리에게 발탁돼 1991년 여성청소년부 장관으로 입각했다. 이후 환경, 자연보호, 원자력부 장관을 거쳐 2000년 기독민주당 최초로 여성 대표가 됐다.

2005년 총선에서 원내 제2당인 사회민주당과 손잡고 연합정부를 구성해 독일 총리까지 올랐다. 이후 전당대회에서 지속적으로 승리함과 동시에 사회민주당, 기독사회당과 연정을 유지하면서 2017년 총선까지 총리 4선에 성공했다.

메르켈 총리는 난민정책으로 드러나듯이 국내 정치는 물론 국가관계에서도 포용적 정책을 펼쳐왔다. 경제적으로 다른 국가들과 연대를 통해 유로존의 안정을 추구했고 정치적으로는 민족주의와 극우주의를 배척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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