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의 가격정책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샤넬은 국내에서 판매하는 일부 핸드백의 가격을 20% 가량 낮췄다.
하지만 샤넬은 지난달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화장품 가격을 최고 8.9%나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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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스타브리데스 샤넬코리아 대표 |
샤넬의 이런 가격정책은 현재 명품시장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샤넬은 국내 백화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일부 핸드백 가격을 최대 20% 인하했다.
이에 따라 샤넬의 대표브랜드인 클래식 미니는 315만 원(기존 393만 원), 클래식 미디움은 538만 원(기존 643만 원), 클래식 점보는 600만 원 (기존 715만 원)으로 값이 내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샤넬이 유로화 하락에 따라 유럽의 가격을 인상한 반면 한국 중국 등 아시아시장 가격은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17일 보도했다.
유럽 현지와 아시아 판매가격 차이가 커 유럽에서 샤넬 핸드백을 싸게 구입해 웃돈을 얹어 재판매하는 고객이 늘자 샤넬이 가격조정에 나섰다는 것이다.
샤넬은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국가간 샤넬 가격 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법중 하나”라며 “최근 유로화 가치 하락으로 지역간 가격차이가 더 커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샤넬이 명품업계의 불황으로 매출이 줄자 콧대를 낮춘 것이라고 해석한다.
샤넬은 에르메스와 함께 가격을 내리지 않는 고가전략을 고수해 왔다. 지난해 구찌와 프라다 등 일부 명품은 경기침체에 따라 아시아시장에서 명품소비가 줄자 가격을 인하했다.
샤넬은 지난달 초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일부 화장품 가격을 최고 8.9%까지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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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넬 매장 |
이에 따라 대표 제품인 ‘레 베쥬 헬시 글로우 쉬어 파우더(12g)’ 가격은 51달러에서 56달러로 5달러 올랐다.샤넬 관계자는 당시 “재료비, 인건비, 환율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가격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샤넬이 환율변동을 내세워 가격을 올리거나 내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매출이 예전 같지 않자 일부품목 가격은 내려 고객을 유인하면서 일부품목 가격은 올려 매출부진을 보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샤넬 제품은 샤넬코리아를 통해 국내에 판매된다. 샤넬코리아는 2012년 유한회사로 전환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등 감사보고서를 제출할 의무가 없어졌다. 이에 따라 국내시장에서 샤넬제품이 얼마나 팔리는 지 알 수 없게 됐다.
최근 명품업계에서도 브랜드별로 쏠림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샤넬의 최근 엇갈리는 가격정책에 명품업계를 대표하는 샤넬의 ‘말 못할’ 고민이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