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비비고 만두에 이어 칼국수 신제품도 미국에 선보이며 한류음식(K푸드) 수출 확대를 꾀한다.
CJ제일제당은 미국 냉동식품업체 쉬완스컴퍼니를 인수했는데 냉동식품 다각화로 인수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
30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내년 초 냉동 칼국수의 미국 수출을 시작으로 미국에서 냉동 면시장 개척에 나선다.
CJ제일제당은 29일 냉동면 사업 관련 사업설명회를 열고 비비고 진한교자 칼국수, 비비고 얼큰버섯 칼국수, 고메 중화 짬뽕, 고메 나가사끼 짬뽕 등 4종의 가정간편식 냉동 면제품을 선보였다.
CJ제일제당은 국내 냉동 면시장이 100억 원에 불과하지만 CJ제일제당의 연구개발과 마케팅 역량을 동원해 2020년에는 2천억 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특히 CJ제일제당은 한류음식(K푸드)를 목표로 냉동 면시장을 키우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4종의 신제품 가운데 비비고 얼큰버섯 칼국수는 내년 1월부터 미국에 수출된다.
박수연 CJ제일제당 마케팅전략팀 과장은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을 해외로 수출해 시장 반응을 테스트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K누들’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의 냉동 면 미국 수출은 최근 CJ제일제당이 미국 2위 냉동식품업체 쉬완스컴퍼니를 인수한 것과 연관이 깊다.
CJ제일제당은 11월15일 이사회를 열고 쉬완스컴퍼니를 2조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쉬완스컴퍼니는 미국 내 17개 생산 공장과 물류센터 10곳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최대 대형마트인 월마트에 입점해 있는 등 미국 전역에 유통망을 갖추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쉬완스컴퍼니 인수 결정은 비비고 만두를 미국 전역에서 판매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의 미국 내 유통을 주로 코스트코에 의존하고 있다. 코스트코는 미국 내 매장이 220여 개에 불과하다.
비비고 만두는 코스트코라는 한정된 유통망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매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비비고 만두 매출은 1750억 원이었는데 올해 상반기에만 1천억 원이 넘어섰다. 올해 매출 2천억 돌파는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월마트의 미국 매장 수는 4672개로 미국 전역에 있다. 미국 월마트에서는 납품업체가 자체적으로 진열대를 지니고 있어 CJ제일제당이 쉬완스컴퍼니를 인수하면 비비고 만두를 매장에 진열해 놓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CJ제일제당이 냉동 면제품을 출시하면 비비고 만두에 이어 비비고 냉동면으로까지 제품군을 다각화할 수 있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의 이런 전략은 경쟁사인 일본 아지노모토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
아지노모토는 미국에서 2014년 미국 냉동식품업체 윈저를 인수했고 윈저를 통해 ‘냉동 라멘’을 미국 전역에 출시했다. 아지노모토는 냉동 라멘으로 2020년 미국에서 매출 600억 엔을 내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CJ제일제당이 미국에서 내놓는 냉동 면제품들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다면 기존 비비고 만두와 함께 ‘쌍끌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장상황도 긍정적이다.
미국에서 냉동식품시장은 35조 원 규모인데 냉동 피자 같은 기존 냉동식품은 성장이 정체되어 있다.
반면 냉동 아시아 음식제품들은 고성장하고 있다. 미국도 다문화가 보편화되면서 서구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에스닉푸드(제3세계 음식)’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KB증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5년 동안 다른 냉동식품시장은 2조 5천억 원 늘어나는데 그치지만 냉동 아시아 음식시장은 7조8천억 원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CJ제일제당의 냉동 면제품이 만두처럼 인기몰이에 성공할 지를 놓고는 검증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서구권 문화에서는 국물 면보다는 볶음 면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김선표 CJ제일제당 수석연구원은 “미국 현지에서는 일본 ‘야끼소바’ 등 볶음 면을 선호하고 국물 제품의 수요는 크지 않다”며 “비비고 냉동 면 제품의 해외 반응을 테스트하기 위해 우선 냉동 칼국수 제품을 먼저 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이 미국에서 내놓는 냉동 면제품은 칼국수를 시작으로 제품군이 본격적으로 다양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은 글루텐이 들어있지 않은 제품도 개발하는 등 추가 냉동 면제품 개발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글루텐은 밀, 보리, 등에 들어 있는 불용성 단백질인데 글루텐 알레르기를 겪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글루텐 없는 제품의 인기가 확산되고 있다.
신상명 CJ제일제당 수석연구원은 “CJ제일제당의 냉동 면은 차별화된 연구개발 기술력을 집약시킨 차세대 면 요리”라며 “글로벌 대표 한식 브랜드인 ‘비비고’를 앞세워 K누들을 알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