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삼성 금융 계열사를 총괄하는 대표 금융회사로서 입지를 더욱 다지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유호석 전무를 부사장으로 올리며 '금융 경쟁력제고 태스크포스팀(TF)'에 힘을 실어줬다.
금융 경쟁력제고 태스크포스팀은 올해 2월 삼성생명이 금융 계열사를 총괄하기 위해 만든 조직으로 ‘금융 미래전략실’이라고도 불린다.
유 부사장은 옛 미래전략실 금융일류화추진팀 출신으로 2월부터 금융 경쟁력제고 태스크포스팀장을 맡고 있다.
같은 미래전략실 금융일류화추진팀 출신인 김대환 삼성생명 전무가 부사장에 오른 점도 눈길을 끈다.
이번에 승진한 3명의 부사장 가운데 2명이 옛 미래전략실 출신인 셈이다.
삼성생명이 이번 인사를 통해 금융그룹 통합감독 제도에 발맞춰 금융 대표회사로서 입지를 더욱 굳히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은 금융그룹이 위험관리를 총괄할 대표회사를 지정하고 대표회사가 다른 금융계열사들의 자본적정성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도록 만든 제도다.
유 부사장이 미래전략실 금융일류화추진팀을 맡았던 데다 올해 2월부터 금융 경쟁력제고 태스크포스팀에서 금융 계열사들의 중장기적 경쟁력 강화 방안 및 시너지효과 창출에 힘썼던 만큼 삼성 금융 계열사를 아우르는 데 적임자로 평가된다.
삼성생명이 삼성 금융 계열사의 ‘콘트롤타워’로서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는 만큼 금융계열사와 맞물린 삼성전자 지분 이슈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일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지니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을 처리해야 하는 일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대한 법률’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같은 그룹 내에 비금융회사 지분을 10% 넘게 보유할 수 없다.
3분기 말 기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9.6%이지만 삼성전자가 계속해서 자사주를 매각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두 회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10%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업적으로는 전반적 보험업황 둔화,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대비해 삼성 금융 계열사의 장기적 경영전략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생명은 그동안 삼성 금융 계열사 ‘맏형’이라고 불렸던 만큼 삼성 금융 계열사를 아울러야 하는 책임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