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에너지는 매각될 수 있을까?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매각의 뜻을 밝힌 상황에서 태양광업황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웅진에너지의 매각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에너지부가 11월 태양광 육성정책을 발표하자 2019년 태양광업황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 회장이 매각 의사를 밝힌 웅진에너지의 매각에 우호적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웅진그룹은 10월29일 코웨이 지분 22.17%을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하기로 하면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지키기 위해 코웨이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겠다는 뜻을 보였다.
지분 추가 확보에 필요한 자금은 웅진플레이도시와 웅진에너지를 매각해 마련하겠다고 했다.
웅진그룹은 웅진에너지 매각의 일정과 관련해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지만 업계에서는 코웨이 지분 인수가 마무리되는 2019년 3월15일 앞뒤로 결정되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웅진에너지는 태양광 셀의 재료인 웨이퍼와 웨이퍼의 재료인 잉곳을 생산하는 회사다. 태양광업황이 부진할 때는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업황 회복 전망에 매각 가능성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마땅한 인수처가 없어 웅진에너지의 매각 성사 가능성은 여전히 낮아 보인다.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곳은 태양광산업에 온힘을 쏟고 있는 OCI와 태양광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한화케미칼이다.
OCI는 잉곳과 웨이퍼를 생산하는 자회사 넥솔론을 포기하며 일찍부터 폴리실리콘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이제 와서 잉곳과 웨이퍼에 다시 미련을 보일 이유가 없어 보인다.
OCI는 경영난에 빠진 넥솔론을 2015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매각하려 했지만 인수처를 찾지 못하자 2017년 11월 넥솔론을 청산하기로 결정했다.
OCI 관계자는 “웅진에너지 인수와 관련해 파악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화케미칼은 자회사 한화큐셀에서 태양광발전 제품의 최종 단계인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웅진에너지의 잉곳과 웨이퍼의 생산설비를 확보한다면 태양광 제품 생산구조를 수직계열화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 인수 후보로 거명되는 것으로 보인다.
교보증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5월30일 중국이 태양광산업 제한정책을 발표한 뒤로 11월 육성정책으로 기조를 바꾸기까지 태양광 모듈의 평균가격은 23.3% 낮아졌고 웨이퍼의 평균가격도 34.9% 하락했다.
이 때문에 한화케미칼이 굳이 웅진에너지를 인수해 직접 잉곳과 웨이퍼를 생산하는 것보다 다른 회사로부터 구매하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한화케미칼은 앞서 2017년 웅진에너지 지분을 8.07% 인수해 2대주주에 올랐지만 올해 6월 보호 예수기간이 끝나자마자 전량 매각했다. 인수 의사가 없다는 뜻일 수도 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웅진에너지 인수는 내부적으로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