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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이마트의 피코크를 고급 브랜드로 키우는 이유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5-03-11 15: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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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PB)인 ‘피코크’를 고급 브랜드로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피코크를 코스트코의 자체 브랜드인 ‘커클랜드’처럼 규모를 키우기로 했다.

  정용진, 이마트의 피코크를 고급 브랜드로 키우는 이유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피코크를 다른 유통업체들의 가정간편식 자체상품과 달리 고급 브랜드로 키우려고 한다.

이마트는 피코크의 브랜드를 놓고 다른 대형마트 자체상품처럼 가격이 저렴하다고 내세우지 않는다. 대신 매장에 별도의 공간을 구성해 고급 브랜드처럼 꾸민다.

이마트는 피코크가 다른 가정간편식 브랜드에 비해 1천~2천 원 가량 비싸지만 그만큼 제품 질을 높여 집에서 해먹는 맛과 비슷하게 재현했다고 홍보한다.

이마트는 요리 케이블방송 프로그램인 '마스터쉐프코리아'를 후원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요리사들이 피코크 가정간편식을 활용해 직접 만든 요리 레시피를 이마트몰 홈페이지에 소개한다.

이마트는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피코크가 고급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어주려고 한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백화점의 의류 자체상품 브랜드였던 피코크를 지난해 가정간편식 대표 브랜드로 바꿨다. 피코크를 앞세워 자체상품 비중을 현재 20%에서 50%까지 늘리기로 했다.

정 부회장은 이를 통해 피코크를 코스트코의 자체 브랜드인 ‘커클랜드’처럼 키우려고 한다.

코스트코는 1995년 코스트코 본사가 있는 지역 이름을 따서 ‘커클랜드’라는 자체 브랜드를 선보였다. 커클랜드의 브랜드 가치는 현재 7조3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코크는 공작새를 뜻한다. 공작새는 과거부터 신세계그룹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피코크 와이셔츠는 1970년대 신세계백화점 자체 브랜드의 간판상품이었을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이마트 관계자는 “피코크가 비식품 브랜드까지 확대할 지는 추가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자체적 브랜드 파워를 갖추는 것은 유통업체들의 생존에 필수적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일단 피코크를 가정간편식에서 시작해 식품 전체를 아우르는 자체 브랜드로 키우려 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피코크 가정간편식 외에 케이크와 시리얼 등을 포함한 신상품 150종을 내놓았다. 이어 지난해 말 피코크 팝콘과 감자칩을 출시하기도 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마트가 단순한 자체 브랜드 비중 확대에 나아가 독자적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다”며 “피코크 브랜드는 앞으로 이마트를 비롯해 신세계백화점과 편의점 위드미 등에 진출해 경쟁업체들보다 먼저 차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의 피코크는 신세계그룹의 식품계열사인 신세계푸드의 성장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푸드는 피코크에 납품하는 식자재 물량을 늘려 이마트는 물론이고 기업형 슈퍼마켓인 ‘이마트에브리데이’와 편의점 ‘위드미’ 등에 판매하면서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신세계푸드의 최대주주는 52.07% 지분을 보유한 이마트다. 이마트의 최대주주는 정 부회장을 포함한 신세계그룹 오너 일가다. 정 부회장과 이명희 신세계 회장, 정유경 부사장이 27.1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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