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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9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애플워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애플워치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는 말처럼 실망했다는 평가가 무성하다.
애플은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애플워치의 스펙과 출시일정 등을 공개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애플워치는 지금까지 만들어진 시계 가운데 가장 진보된 형태이자 다른 사람과 연결하기 위한 혁신적 방법”이라며 “놀랍도록 정확하며 전통적인 표면 혹은 풍부한 디테일로 가득한 디지털적 표면을 지니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애플워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뜨겁지 않다. 애플워치에서 기대했던 혁신이 빠져있는 데다 가격도 너무 높게 책정됐다고 실망감을 표시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베일 벗은 애플워치
애플워치는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애플워치 스포츠 컬렉션’,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진 ‘애플워치 컬렉션’, 18캐럿 금으로 만들어진 ‘애플워치 에디션 컬렉션’ 등 세 종류로 출시된다.
애플워치는 시계끈을 갈아 끼울 수 있어 새로운 스타일 연출이 가능하다.
애플워치는 네모난 화면의 옆면에 부착된 용두(태엽을 감는 꼭지)에 해당하는 디지털 크라운을 돌려서 화면을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
애플와치는 아이폰과 연동이 가능하다. 애플이 이날 배포하기 시작한 운영체제 iOS8.2를 통해 아이폰과 연동된다. 애플워치와 연동 기능은 아이폰5 이상부터 사용할 수 있다.
먼저 나온 스마트워치들과 마찬가지로 심장박동 측정 등 건강관리 기능과 전화받기, 메시지 주고받기, 알림받기 등의 기능도 지원한다.
아이폰과 연동해 모바일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도 있다. 버튼을 누른 뒤 애플워치를 비접촉식 결제 단말기에 대기만 하면 된다.
팀 쿡 CEO는 "아이폰에 포함된 기능 가운데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기능은 애플페이였다"며 "애플페이는 인간의 지불방식을 영원히 바꿀 것"이라고 자신했다.
애플워치의 배터리 지속시간은 18시간으로 짧은 편이다. 1회 완전 충전 이후 90번 시간 확인, 90번 알림, 45분간 앱 사용, 30분 동안 음악재생을 할 경우 18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애플워치 스포츠 콜렉션’은 38mm 모델 349달러, 42mm 모델 399달러다. ‘애플워치 콜렉션’은 시계 띠의 종류에 따라 38mm 모델 549∼1049달러, 42mm 모델 599∼1099 달러다. ‘애플워치 에디션 컬렉션’은 1만 달러로 책정됐다.
애플워치 1차 출시국은 미국, 호주, 캐나다, 중국, 프랑스, 독일, 홍콩, 일본, 영국이며 한국은 제외됐다. 1차 출시국에서 예약주문 접수는 4월10일 시작되며 4월24일 공식 시판된다.
◆ “실망스럽다”
애플워치에 대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애플워치의 판매량 역시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애플워치가 디자인, 성능 등의 측면에서 기존의 스마트워치와 차별점이 부각되지 않는 데다 가격도 다소 비싸게 책정됐다고 지적한다.
송은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워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았지만 기능 측면에서 아이폰6과 유사했고 앞서 출시된 스마트워치와도 큰 차별성을 보이지 못했다”며 애플워치의 혁신성 부족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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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
송 연구원은 “가장 중요한 판매가격이 349달러에서 1만 달러 달러까지 천차만별”이라며 “기본형의 경우 549달러로 당초 예상보다 높게 책정돼 판매량이 시장 예상치인 2천만 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혜용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애플워치가 기대보다 다소 실망스러웠다”며 “웨어러블 기기의 대중화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애플워치가 기존의 스마트워치와 얼마나 다르며 어떻게 사용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꿀 것인지 기대했다”며 “하지만 공개된 애플워치를 보니 크게 새로워진 바가 없었고 가격도 예상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애플워치가 기존 스마트워치 제품들과 하드웨어 측면에서 차이가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외신들도 애플워치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일부 외신들은 애플워치의 가격정책에 대해 “제품가격이 겨우 1만 달러에 불과하다”고 비아냥을 퍼부었다. 외신들은 배터리와 관련해서도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 “그래도 애플이다”
애플워치에 대한 긍정적 전망도 존재한다.
긍정적 평가는 아이폰과 시너지 및 리서치키트와 같은 애플페이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주목한다.
조성은 삼성증권 연구원은 “애플워치는 대부분 예상했던 수준”이라며 “대화면 아이폰의 파급력과 시너지를 고려하면 새로운 제품과 관련한 소비심리를 만들어낼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애플은 대화면 아이폰6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7450만 대의 아이폰을 팔았다.
조 연구원은 “애플이 2010년 아이패드 출시 때보다 현재 더 두터운 아이폰 사용자층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애플워치가 아이패드보다 많은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며 “애플워치 판매량을 올해 2100만 대, 내년 3300만 대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리서치키트가 앞으로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핵심 성장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리서치키트를 기반으로 형성된 생태계가 애플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애플워치가 애플페이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애플의 리서치키트는 측정된 사용자의 건강정보를 한데 모아주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지금까지 출시된 스마트워치 대부분은 걸음 수와 심박 수 등 사용자의 기본적 건강을 체크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측정된 사용자 건강정보를 한데 모으는 기능은 없었다.
이 연구원은 “애플이 아직 강력한 생태계가 형성되지 못한 상황에서 혁신적 기능을 구현하기에 시간적으로 부족한 면이 있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애플워치의 경쟁력은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니 사코나기 샌포드C.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장기적으로 스마트워치가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기기로 진화할 것”이라며 “애플워치는 거대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애플워치는 올 하반기 750만 대 내년에 2천만 대를 팔 것”이라며 “애플워치가 건강에 필수적 기기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앞으로 10억 대 이상을 팔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