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형 건설사에 유리한 시장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전국 분양시장은 앞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지만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주요 광역시, 세종시, 지방 중 사업성이 높은 지역은 지금 같은 분양 규모가 유지될 것”이라며 “대형 건설사에게 유리한 시장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수도권 중심의 분양시장이 탄탄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바라보는 근거로 △매매가보다 저렴한 분양가 △매매 구입보다 자금 계획을 수립하기 수월한 분양 구입 △신축 아파트 수요 증가 등을 들었다.
2018년 수도권과 광역시의 주요 개발현장을 보면 아파트분양가는 주변의 고가 아파트 시세보다 서울은 14.1%, 경기는 10.6% 등 전국적으로 평균 12.5%가량 낮은 가격에 책정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분양가가 주변 매매가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의 기회로 받아들여 분양시장에 몰리고 있다”며 “부동산정책의 급진적 변경을 통해 이 이유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분양시장의 열기는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미분양 물량이 크게 늘었지만 수도권 지역은 탄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18년 6월 기준 전국의 미분양 물량은 6만2050호로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았던 2013년 11월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지역별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2013년에는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미분양 물량이 3만4203호로 전체의 53.7%를 차지했는데 지금은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미분양 물량이 9508호로 전체의 15.3% 수준에 그친다.
반면 지방 미분양 물량은 2013년 1만8541호(29.1%)에서 2018년 4만7511호(76.6%)로 비중이 크게 늘었다.
이 연구원은 “현재 부동산 상황은 미분양 물량이 쌓여 16만 호에 육박했던 2008년과도 다른 양상”이라며 “최근 증가하는 미분양 물량이 서울과 경기, 6대 광역시까지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고 바라봤다.
대형 건설사들은 수도권 분양시장이 탄탄한 흐름을 보이는 상황에서 수도권 지역의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늘어나고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는 현상이 지방까지 확산하는 점 등에 힘입어 국내 주택사업에서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4년 동안 서울의 분양물량 14만7천 호 가운데 재건축·재개발 물량은 12만2천 호로 전체의 82.8%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경기도와 광역시의 전체 분양 물량 90만3천 호 가운데 재건축·재개발 물량은 10만7천 호로 전체의 11.9%를 차지했다. 서울보다 비중은 적지만 2015년 2만1천 호였던 재건축·재개발 분양 물량은 2018년 8월 말까지 3만2천 호로 꾸준히 늘고 있다.
재건축·재개발사업은 조합원들이 직접 시공사를 선택하는 만큼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형 건설사가 유리한 구조를 띠고 있다.
이 연구원은 대형 건설사 가운데 추천주로 대림산업과 GS건설을 꼽으며 목표주가로 각각 11만7천 원과 5만5천 원을 제시했다.
대림산업과 GS건설 주가는 12일 각각 7만9800원, 4만1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