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출신의 윤경은 사장과 KB투자증권 출신의 전병조 사장이 각자대표를 맡는 방식이다. 출범 초반 조직의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선택이었다. 각자대표체제를 통해 경쟁을 유도해 출범 초반 효율성을 극대화해 보자는 생각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에도 이러한 기조는 이어졌다. 두 사람은 지난해 말 각자대표체제로 연임에 성공했다.
현재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의 대형증권사 가운데 각자대표체제를 선택한 증권사는 KB증권이 유일하다.
처음 각자대표가 도입됐을 때 KB증권 안팎에서는 개성 강한 CEO들의 '불안한 동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아직까지 윤 사장과 전 사장은 겉으로 드러나는 큰 불협화음 없이 KB증권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분야를 확실히 나누긴 했지만 한 회사를 이끄는 입장에서 두 사람이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은 당연히 필요하다”며 “윤 사장과 전 사장이 각자대표체제를 향한 불안한 시선을 알고 있는 만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도 조직의 화합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B증권 관계자는 “KB증권에서 각자대표체제가 도입된 뒤 KB금융그룹의 다른 계열사에서도 각자대표체제가 도입됐다”며 “각자대표체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올해 초 KB자산운용운에도 각자대표체제를 도입했다. 조재민 대표가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부문을 맡고 이현승 대표가 부동산 등 대체자산부문을 맡는 방식이다.
◆ KB금융 정통파 출신 사장으로 올까
다만 KB증권 실적은 윤 회장에게 그리 만족스럽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가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KB증권은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