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프리미엄 가전분야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초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를 내놓는 국가를 꾸준히 늘리고 있는 가운데 가전과 가구를 결합한 신개념 프리미엄 프라이빗 가전 브랜드 ‘LG 오브제’ 출시도 본격화했다.
최근 가전 시장은 고효율 저비용의 ‘가성비’보다 심리적 만족과 가치를 추구하는 ‘가심비’ 중심의 소비문화가 자리잡고 있어 LG전자가 프리미엄 라인 강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LG전자 H&A사업본부의 분기당 영업이익률은 2016년 LG 시그니처 론칭을 기점으로 평균 4.0%대에서 평균 7.7% 수준으로 높아졌다.
LG전자가 실적 개선과 브랜드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묘안으로 내놓은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의 성과가 입증된 셈이다. 전체 가전제품을 아우르는 독립적 고가 브랜드를 만든 것은 LG전자가 처음이다.
프리미엄 가전제품은 일반제품보다 1.5~2배가량 비싼 가격에 팔리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고 글로벌 가전시장에서 기업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효과도 낼 수 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LG 시그니처 브랜드를 선보이며 “시그니처 제품을 당장 몇 대 파는 것보다 LG전자 브랜드를 이끄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LG 시그니처에 이은 또 다른 프리미엄 라인 ‘LG 오브제’도 출시했다.
LG 오브제는 개인의 취향과 심리적 만족감을 선호하는 프리미엄 고객층을 공략해 만들어진 프리미엄 프라이빗 브랜드로 가전과 가구를 결합한 상품이다.
LG전자는 이날 △행복감과 만족감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 △나를 위한 소비 등을 중시하는 고객을 위해 냉장고와 가습 공기청정기, 오디오, TV 등 제품 4종을 론칭했다.
LG 오브제 냉장고와 LG 오브제 가습 공기청정기에는 북미산 애쉬원목이 적용돼 고급스러운 느낌을 지니도록 했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LG전자는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루는 차별화한 디자인으로 아름다운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며 “고객들은 LG 오브제의 혁신적 디자인과 성능, 라이프 스타일과 공간에 맞는 활용법 등을 직접 확인하고 주문할 수 있다”고 말했다.
▲ LG 오브제 제품 이미지(왼쪽부터 TV, 오디오, 가습 공기청정기, 냉장고). |
LG전자의 프리미엄 브랜드 강화 전략은 수요가 정체된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등 전통적 백색가전에서 더 이상 실적을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LG전자 H&A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2015년 9515억 원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론칭 이후 2017년 1조4891억 원으로 56.5% 늘었다.
LG전자의 이런 결정은 최근 2030세대에 불고 있는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빛을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소비 계층이 최대한 저렴한 비용을 지불하면서 최대의 효율을 낼 수 있는 소비를 추구했다면 현재의 소비 계층은 스스로 ‘가치’있다고 판단하는 제품에 과감하게 돈을 지출하고 있다.
실제로 혼수시장에서 프리미엄 가전제품에 고가의 돈을 지불하는 신혼부부도 늘고 있다.
전자랜드에서 4월에서 5월 사이 판매된 혼수가전 가운데 LG전자가 7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프리미엄 공기청정기와 건조기 판매량은 2017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에서 390%로 늘었다
LG전자는 2019년 상반기까지 프리미엄 건조기 ‘듀얼 인버터 히프펌프 건조기’의 판매국을 20개국에서 30개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LG전자 관계자는 “고성능, 고효율 가전제품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가 글로벌 고객으로부터 더 많이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