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은 철강에서 차별화를 추구하면서도 철강 중심의 사업구조를 벗어나 신사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번 '100대 개혁과제'에서는 신사업을 총괄하는 조직을 '철강부문'과 동급인 '신성장부문'으로 격상하면서 의지를 더 분명히 했다.
특히 신사업을 책임질 총괄책임자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기로 한 점이 주목된다. 순혈주의 문화가 강한 포스코에서 굳이 밖에서 인재를 찾는 것은 다소 뜻밖이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포스코맨'만으로는 100년 기업을 위한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어렵다는 뜻을 여러 차례 내비쳐왔다. 포스코 내부인력들은 철강 중심의 사고가 굳어져 신사업에 실패한 사례가 있었던 만큼 '사업적 사고'를 가진 전문가를 영입해 실행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전략은 그의 이력과도 맞물리는 측면이 있다.
최 회장은 50년 포스코 역사상 처음으로 나온 ‘비(非) 엔지니어’ 출신의 회장이다. 1983년 입사한 이후 35년 동안 제철소장 등 철강 현장과 관련한 직책을 맡은 경험이 한 차례도 없다. 포스코그룹이 이익의 80%를 철강분야에서 벌어들인다는 점에서 파격적 인사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의 취임 당시 포스코가 비철강사업 육성에 미래를 걸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기도 했다. 철강의 기술적 차별화는 이제 어느 정도 성공한 만큼 신사업 확대와 효율적 조직개편을 위한 선택이 아니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최 회장은 신사업 개척을 중점에 둔 전략적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임자인 권오준 전 회장이 철강기술 전문가로서 기술 중심의 구조조정에 집중했던 것과 사뭇 다르다.
최 회장 스스로도 “그동안 엔지니어 출신들이 회장을 맡다 보니 효율성이 떨어지는 기술이나 공정이 제철소에 남아 있다"며 "경제성이나 상업적 측면에서 다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신성장부문을 어떻게 구성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2차전지 소재사업이 가장 중심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음극재를 만드는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의 합병을 추진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2차전지 소재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아무래도 포스코는 철강이 간판이다보니 신사업을 위해서는 외부 전문가의 혜안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아직 정해진 후보는 없고 적임자를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