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위아가 중장기적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 현대모비스 등 다른 현대자동차그룹 부품 계열사와의 합병을 추진할까?
현대위아는 최근 친환경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내놓았는데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계열사와 합병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4일 자동차부품업계에 따르면 현대위아가 1일 ‘비전 결의대회’를 통해 발표한 회사의 새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 몸집 불리기에 나설 가능성이 떠오른다.
현대위아는 비전 결의대회에서 친환경 자동차 부품 제조에 속도를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스마트팩토리와 로봇 등의 새 사업에도 진출하기로 했다.
현대위아가 친환경차 부품을 비롯한 신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것은 자동차시장의 추세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에 현대위아가 새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계열사와 인수합병과 분할합병 등의 여러 합병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말이 투자금융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현대위아는 신기술 적용 사륜구동(4WD)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전자식 커플링 등 신사업도 하고 있지만 내연기관차용 모듈과 엔진, 변속기 등 전통적 내연기관차 부품 생산·판매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삼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기업들이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친환경차 부품사업의 기반을 천천히 닦아온 점을 감안할 때 현대위아가 이 격차를 서둘러 좁히려면 공격적 합병 전략으로 몸집을 단기간에 불리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위아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자동차 부품사업의 성장기반을 강화하고 지속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화·대형화·모듈화를 목표로 한 전략적 구조개편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선 현대위아가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의 합병법인과 합치는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은 10월 중순에 합병을 결정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파워트레인(엔진과 변속기 등 동력전달계)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합병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19년 1월 출범할 합병 현대다이모스에 현대위아의 파워트레인사업이 더해지면 시너지가 증폭될 수 있다. 이미 현대위아의 합병설은 증권가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의 합병은 시장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현대위아의 존속 여부로 이어지게 하고 있다”며 “그룹 안에 파워트레인 전문기업이 단일 주체로 형성될 필요가 있다”고 파악했다.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 현대위아의 주요 주주가 모두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라는 점에서 합병을 추진하기도 수월하다.
현대위아가 사업부문을 둘로 쪼갠 뒤 친환경차 부품분야에서 현대모비스와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올해 여러 인터뷰 등을 통해 미래차와 친환경차분야에서 현대모비스를 중심에 두겠다는 의지를 거듭 내비쳤다.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앞두고 그룹 내에 산재한 여러 부품 계열사의 교통정리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친환경차 부품사업을 한 기업에 모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재로서 부품 계열사의 추가 재편방안이 구체적으로 검토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많은 이해관계가 얽힌 주주들을 설득하는 작업을 우선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 완성차기업의 실적 부진은 현대위아의 성장동력 마련을 재촉하고 있다.
현대위아는 1~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5조7203억 원, 영업이익 1억7400만 원을 냈다. 2017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99.8% 감소했다. 내부거래 비중이 크다 보니 계열사의 실적 부진에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현대위아는 2017년 별도기준으로 매출 6조9655억 원을 냈다. 이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차를 비롯한 현대차그룹 계열사에게서 거둔 매출은 6조1442억 원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88%를 넘는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