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홍석 대신증권 사장이 젊은 나이에도 오랜 임원 경력을 갖춘 만큼 ‘오너 3세’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증시가 급락한 기회를 잡아 대신증권 지분을 잇달아 사들이며 경영권도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양 사장은 1981년 생으로 나이가 어린 축에 속하지만 대신증권 사장 맡아 대신금융그룹의 현안을 다루고 있다.
대신금융그룹은 대신증권을 정점으로 꾸려진 그룹이다.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대신증권이 대신자산운용과 대신에프앤아이, 대신저축은행, 대신프라이빗에쿼티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양 사장은 어머니인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의 든든한 지원을 받으며 전문경영인인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와 함께 ‘쌍두마차’체제를 꾸려가고 있다.
대신증권이 부동산 금융에 관심을 두면서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도 평소 부동산 개발에 관심을 두고 있던 양 사장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양 사장은 대신증권 창업주인 양재봉 대신증권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양회문 전 대신증권 회장의 첫째 아들로 ‘오너 3세’ 경영인이다.
양 사장은 2006년 6월 대신증권 사원으로 입사한 뒤 2007년 5월14일 대신증권의 계열사인 대신투자신탁운용 상무이사, 같은 해 10월1일 대신증권 전무, 2008년 2월29일 대신증권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2010년 5월28일 대신증권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선임돼 등기이사에도 이름을 올렸다.
양 사장은 2012년 사내이사직만 유지한 채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지만 2014년에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대신증권 전면에서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
양회문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부인
이어룡 회장이 그룹을 이끄는 상황에서 장남이었던 양 사장의 경영보폭도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
양 사장은 최근 지분 승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7월에 6만9278주를 사들인 데 이어 10월15일과 17일 이틀에 걸쳐 대신증권 주식 7만5500주를 사들이고 29일 7397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2016년 5월 이후 자사주 매입을 중단한 뒤 2017년 12월에 1차례 자사주 상여금을 통해서만 보유주식을 늘렸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최근 국내 증시가 얼어붙으면서 대신증권 주가가 급락하자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양 사장은 10월 말 기준으로 대신증권 지분(보통주 기준) 7.3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인까지 포함하면 11.65%를 확보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낮아 경영권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이를 해소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2007년 외국계 투자사인 모건스탠리, 2008년 롯데그룹, 2017년 영국계 헤지펀드인 헤르메스 등이 대신증권을 적대적 인수합병하려 한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대신증권은 우호 지분이 30%를 웃돈다며 경영권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낮다고 선을 그었지만 양 사장이 안정적으로 ‘오너 3세’ 경영을 펼치기 위해서는 지분율을 끌어올릴 필요성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신증권이 '명동 시대' 열겠다고 선언한 만큼 양 사장의 경영보폭도 더욱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