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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럽에서 '반도체 협력' 모색,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경계 필요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8-10-30 14: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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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기업이 유럽에서 협력 기반을 넓히면서 메모리반도체 기술 확보에 온힘을 쏟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사업 진출을 경계하는 미국 정부의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는 데 대응해 적극적으로 대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유럽에서 '반도체 협력' 모색,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경계 필요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반도체기업을 상대로 한 미국의 제재로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지만 한편으로 중국의 시장 진출을 더욱 경계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

30일 외신을 종합하면 중국이 유럽에서 반도체 기술 협력망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기업 이노트론 CEO는 최근 공장 가동을 앞두고 유럽을 순방해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을 포함한 반도체업계와 협력을 논의했다.

중국 이노트론은 2019년부터 D램을 양산해 시장에 공급한다는 목표를 두고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8조 원 이상을 투자하는 반도체공장을 짓고 있다.

이노트론은 웨스턴디지털과 대만 TSMC, 일본 도시바메모리 등이 참여한 유럽 반도체연구소 IMEC와 기술 협력 가능성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이노트론 CEO의 유럽 순방은 반도체사업 진출을 위해 미국 이외로 연합군을 넓히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중국의 반도체사업 진출을 경계해 미국 반도체 장비기업들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미국 반도체기업에 중국의 자본 유입을 막는 등 제재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로이터의 30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중국 푸젠진화반도체가 미국 기업에서 부품이나 소프트웨어 등 기술 관련된 상품을 구입할 수 없도록 하는 새 규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국 반도체기업이 미국업체와 협력해 시장 진출을 앞당길 가능성을 사실상 차단한 셈이다.

로이터는 "미국은 마이크론을 포함한 현지 반도체기업을 중국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제재 조치를 결정한 것"이라며 "중국과 미국의 무역분쟁에 핵심 사안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이노트론과 푸젠진화는 모두 메모리반도체인 D램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기업에 특히 위협적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과 세계 D램시장에서 과점체제를 구축해 높은 가격 협상력을 갖춰냈고 반도체 실적에서 D램이 차지하는 비중도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 영업이익에서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70% 이상, SK하이닉스는 90%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이 예정대로 내년부터 D램 양산과 공급을 시작하면 실적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블룸버그는 "중국 반도체기업들이 공장 가동을 시작하면 메모리반도체업황이 빠르게 악화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 반도체기업을 상대로 제재 강도를 높이는 것은 중국의 메모리반도체 기술 확보와 시장 진출 속도를 늦출 수 있어 긍정적으로 꼽힌다.
 
중국 유럽에서 '반도체 협력' 모색,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경계 필요
▲ 중국 푸젠진화의 반도체공장 조감도.

하지만 중국이 미국의 방해로 불안감을 안고 반도체 기술 확보를 위한 대안을 더욱 적극적으로 찾아나선 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중장기적으로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중국이 미국기업에 투자를 줄이는 대신 유럽에서 투자를 대폭 늘려 반도체 관련된 기업들과 협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중국 기업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유럽에 약 14조 원 규모의 투자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반도체분야에 집중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선두기업과 반도체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한 중국 기업들의 인재 육성과 영입도 계속되고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중국 반도체기업은 이미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경쟁업체의 기술인력을 대거 빼냈다"며 "정부 차원의 인재 육성 노력도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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