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8-10-29 19: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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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과 현대중공업의 ‘입찰담합’이 국감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효성과 현대중공업의 입찰담합 내용이 담긴 전화통화 녹취록을 입수해 공개했다.
▲ 효성과 현대중공업 기업로고.
이 의원은 “효성과 현대중공업이 한국전력공사나 발전사업을 하는 공기업들의 입찰에 담합을 벌이고 있는 것이 일상화됐다는 제보를 받고 올해 초부터 이를 추적해 왔다”며 “결정적 단서인 입찰담합 전화통화 녹취를 입수해 이를 공개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은 2014년 11월7일 오후 4시42분에 현대중공업 전력영업 담당자인 장모 부장과 효성 전력영업팀 소속 김모 차장 사이의 통화를 담은 것이다.
통화 내용을 들어보면 장모 부장과 김모 차장이 한국수력원자력 신고리 3·4호기 변압기 입찰에 앞서 효성이 입찰을 받을 수 있도록 모의한 정황이 드러난다.
장모 부장이 “그거 돈 얼마 되지도 않을 것 같고”라고 말하자 김모 차장은 “굉장히 크다. 규모가 8100kva에 예산이 7억 원이지 않냐”고 말했다.
장 부장이 “그러면 매우 남겠다”고 말하자 김 차장은 “매우는 아니고 40%가량 정도”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장 부장은 통화 도중에 “그게 도움이 되겠어”라고 확인했고 김 차장은 “네. 굉장히 도움이 된다니까요”라며 모종의 짬짜미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김 차장이 입찰 경쟁자인 LG산전을 경계하는 내용도 공개됐다.
김 차장은 장 부장에게 “LS산전은 안들어오냐”고 물었고 장 부장은 “LS산전은 알지도 못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에 김 차장은 “LS산전이 늦게라도 알게 된다면 그건 내가 막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한수원에서 실시한 2015년 신고리 3, 4호기 예비 변압기 입찰에서는 효성이 낙찰을 받았다.
이 의원은 녹취록 공개가 끝난 뒤 “효성 등 관련 업체의 뿌리 깊은 입찰담합을 이번에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며 “새롭게 나온 담합 증거를 토대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철저한 수사를 하고 이를 묵인하고 협조한 모든 비위자들에게 강도 높은 징계를 내려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