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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데이터센터 변압기 없어 못 돌린다,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존재감 더 커져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6-07-10 15:3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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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데이터센터 변압기 없어 못 돌린다,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존재감 더 커져
▲ 세 명의 작업자가 스웨덴 루드비카에 위치한 히타치에너지 공장에서 초고압 변압기를 바라보고 있다. <히타치에너지>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등 전력기기 공급 부족으로 가동 일정에 차질을 빚어 한국을 비롯한 외국산 제품 도입을 늘린다는 관측이 나온다. 

효성중공업과 HD현대일렉트릭 및 LS일렉트릭 등은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현지 공장도 증설해 데이터센터용 전력기기 품귀 현상을 완화할 공급처로 부각되고 있다.

◆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미국 전력기기 공급난 심화

9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는 AI 시장 조사업체인 신맥스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미국 내 가동 예정이던 데이터센터 가운데 40%가 일정이 늦어질 것이다”고 보도했다. 

AI 데이터센터 가동이 늦어지는 배경으로 초고압 변압기와 같은 전력기기의 품귀 현상이 꼽힌다. 

에너지 조사업체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미국에서 초고압 변압기 납기에 걸리는 기간은 2024년 평균 143주에서 2026년 1분기 160주로 늘어났다.

고압 차단기 역시 2023년 77주가 걸렸는데 지난해 말엔 125주나 지나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변압기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소비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전압을 높이거나 낮추는 장치다. 차단기는 사고 발생 시 전류를 차단하는 장비로 변압기와 함께 전력망의 핵심 설비로 꼽힌다. 

최근 미국에는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하는 데이터센터 설비가 대폭 늘어나고 있다.

우드맥킨지는 미국 내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전력 용량이 올해 24기가와트(GW)에서 2030년 110GW로 358%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필수 설비인 초고압 변압기나 차단기 수요도 늘고 있는데 막상 공급이 크게 달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드맥킨지의 벤자민 부셰 수석 분석가는 파이낸셜타임스에 “변압기가 없으면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데이터센터 변압기 없어 못 돌린다,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존재감 더 커져
▲ 미국의 한국산 변압기 수입액 및 비중이 매년 상승하고 있다. <그래픽 챗GPT로 제작>
◆ 미국·유럽 생산능력 한계, 해외 공급망 의존 확대

전력기기 품귀 현상에 대응해 미국 전력회사들은 시장 가격에 웃돈을 얹어 주거나 선불금까지 지급하며 확보 경쟁을 펼치고 있다. 

로이터는 캘리포니아주 로즈빌시 로즈빌전력공사가 5년 뒤에 사용할 변전소용 초고압 변압기를 미리 구매한 일을 사례로 제시했다. 

그러나 미국 전력기기 업체들은 납기가 오래 걸리고 가격도 비싸다는 단점이 지적됐다. 특히 미국은 초고압 변압기를 만들 숙련 노동자가 부족해 생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일본 변압기 제조사인 히타치에너지의 브루노 멜레스 엔지니어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변압기 코어 주위에 구리선을 감는 권선 작업은 여전히 사람 손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이런 자국 공급망 한계를 인정하고 정책 지원에 나섰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4월29일 국방물자생산법(DPA)에 따라 에너지부가 전력망 인프라를 비롯한 에너지 사업에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했다. 

1950년 9월에 제정된 국방물자생산법은 정부가 국가 안보 목적으로 민간 기업의 생산을 직접 지시할 수 있는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한다. 

이에 GE버노바와 히타치에너지, 지멘스에너지 등이 미국에서 생산설비 증설을 추진한다. 그러나 단기간에 생산을 늘리기 어려워 외국산을 수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로즈빌전력공사의 댄 빈스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를 통해 “변압기 부족으로 해외 업체가 입찰에 더 많이 참여하고 있다”며 “현재 입찰의 75%가 한국을 포함한 해외 업체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미국 데이터센터 변압기 없어 못 돌린다,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존재감 더 커져
▲ 방문객들이 5월4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송배전 박람회 IEEE PES T&D 2026 전시장에서 효성중공업의 가스절연 차단기를 둘러보고 있다. <효성하이코>
◆ 한국 기업, 미국 AI 전력 인프라 핵심 공급자로 부상

미국 AI 데이터센터 업계가 특히 효성중공업과 HD현대일렉트릭 및 LS일렉트릭 등 한국산 전력기기업체에 더 의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기업이 생산 능력을 빠르게 키우며 미국 현지에도 거점을 구축해 뒀기 때문이다. 

효성중공업은 테네시주 멤피스에 운영하는 765㎸ 초고압 변압기 공장에 1억5700만 달러(약 2370억 원)를 투자해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아울러 미국에서 초고압 차단기 생산에도 나설 방침이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6월14일 미국 전력기기 자회사인 효성하이코가 북미 에너지 인프라 기업인 퀀타의 자회사와 초고압 차단기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합작법인은 펜실베이니아주 캐넌즈버그 공장에서 차단기를 생산할 방침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3월6일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위치한 초고압 변압기 제2공장 증설을 위한 기공식을 가졌다. 여기에 2억 달러(약3천억 원)를 투입해 765㎸급 초고압 변압기 생산 설비를 구축할 계획을 세웠다. 

LS일렉트릭도 지난해 12월 1천억 원을 들여 부산 공장을 증설해 북미 변압기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올해 6월25일에는 유타주 시더시티에 위치한 배전반 공장 증설에 돌입했다. 

미국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전력기기 공급망 경쟁으로 확산하면서 한국과 미국 등지에 생산 설비를 확충하는 한국 전력기기 기업이 수혜를 볼 수 있는 셈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6일 북미 데이터센터용 전력기기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수주 목표를 기존 42억2200만 달러(약 6조4천억 원)에서 51억8500만 달러(약 7조8340억 원)로 22.8% 상향 조정했다고 정정 공시했다. 

미국에 숙련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미리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효성중공업 같은 경우 경남 창원 공장을 중심으로 권선 작업 인력을 추가로 채용해 교육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미국에 전력기기 품귀 현상으로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차질이 이어질 수록 효성중공업과 HD현대일렉트릭 및 LS일렉트릭 등에 반사 이익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고개를 든다. 

에너지 전문매체 PV매거진은 “전력기기의 공급과 수요 불균형이 앞으로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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