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6-07-06 16:24:38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한화그룹이 미래 먹거리인 항공우주, 인공지능(AI) 분야에 2040년까지 총 55조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 향후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계열사의 자금운용 계획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존 투자 계획에 더해 연평균 약 3조4천억 원 규모의 투자 자금이 추가로 필요한 만큼, 향후 관련 계열사의 영업활동 현금유입·차입 등을 통한 자금 동원 계획과 주주환원·미래 전략투자 계획에 수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 한화그룹이 2040년까지 항공우주와 인공지능(AI) 분야에 총 55조 원의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면서 투자 주체인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또다시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일 경남 진주시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연합뉴스>
시장에서는 한화그룹이 2020년대 이후 미래 사업 투자금 조달 수단으로 유상증자를 적극 활용해온 만큼, 우주·AI 55조 원 투자를 위해 향후 또다시 계열사 유상증자에 나설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6일 한화그룹이 앞서 내놓은 항공우주와 AI 분야 55조 원 규모 투자 계획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등 2개 계열사가 사업 추진의 주축이 될 예정이다.
이번 투자 목표는 위성을 통해 관측한 자료를 수집, 지상·우주의 데이터센터에 전송해 분석한 결과를 각 군 전력이 작전수행에 활용하겠다는 ‘통합 작전체계’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계열사 별 투자 세부 계획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우주발사체 23조 원(2040년까지) △국방 AI 개발 2조 원(2040년까지) △국방 AI 데이터센터 3조 원(2032년까지), 한화시스템이 △우주위성·우주데이터센터·저궤도 위성통신망 20조 원(2040년까지) △국방 AI 데이터센터 3조 원(2032년까지) 등이다. 이밖에 관계사 한화에너지가 국방 AI 데이터센터 4조 원을 투자한다.
2040년까지 연평균 투자규모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약 1조8666억 원, 한화시스템이 1조5333억 원 등이다.
이는 두 회사의 2023~2025년도 3년 간 연평균 자본적지출(Capex) 1조6063억 원, 2479억 원 등을 크게 웃도는 투자 규모인만큼, 향후 투자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25년에 2028년까지 11조 원 규모의 미래 전략투자를 이미 예고한 상태에서 또다시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놔 투자자금 조달 방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의 2028년까지 기존 투자 계획은 △해외 합작법인·생산거점 투자 6조2700억 원 △신규 연구개발(R&D) 투자 1조5600억 원 △지상방산 인프라 투자 2조2900억 원 △항공우주산업 인프라 투자 9500억 원 등이다.
그 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북미 LNG 액화터미널 △LNG 트레이딩 사업 △해운 합작법인 설립 △해상풍력 설치선 투자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기존 투자계획 소요자금 11조 원 가운데 7조4천억 원을 영업활동현금흐름(NOPLAT, 법인세차감후 순영업이익), 회사채 등으로 조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나머지 자금은 2025년 실시한 유상증자 대금 4조2000억 원을 활용하기로 했다.
한화시스템은 역시 연결종속법인으로 두고 있는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한화필리조선소의 생산능력 확충에 50억 달러(약 7조6645억 원) 규모의 투자를 앞서 밝혔고, 그 일환으로 2026년에만 5310억 원의 투자금을 집행할 예정이다.
앞서 한화시스템이 지난 4월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4.33%를 활용한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으로 1조7천억 원을 조달한 점도 이같은 한화필리조선소 투자자에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 한화그룹은 2020년 이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 계열사들의 잇단 조 단위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한화>
두 회사가 이미 기존에 대규모 자금 투자를 계획한 것에 더해, 우주·AI 사업 분야에 추가로 55조 원을 투자하기 위해선 차입, 회사채 발행 외에도 유상증자를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1분기 말 별도기준 두 회사의 현금보유량(현금및현금성자산, 기타금융자산)을 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4조7400억 원, 한화시스템 3125억 원 규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방산사업 수주 시 계약금의 10~20%에 이르는 선수금은 회계 상 부채로 잡히며, 사업 성장에 따라 선수금 부채가 함께 증가한다. 이에 따라 대규모 투자금 조달을 위해 차입을 활용하는 방안은 어려워 보인다.
앞서 한화그룹은 2020년대 이후 미래 사업투자를 위해 여러 계열사들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책임경영 미흡·주주보호 등의 논란을 겪었다.
2020년대 계열사별 유상증자 내역은 △2021년 한화시스템 1조1600억 원 △2023년 한화오션 1조4970억 원 △2025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4조2천억 원 △2026년 한화솔루션 1조7092억 원(예정) 등이다.
다만 6일 종가 기준으론 해당 계열사들의 주가는 유상증자 발행가액에 비해 한화시스템은 448.4%, 한화오션 594.0%, 한화에어로스페이스 69.4%로 증가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재까지 현금흐름을 고려할 때 (55조 원은) 충분히 가동할 수 있는 투자 규모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