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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좀비 공장' 통해 생산거점 확장, 유럽과 북미서 현대차 수익성 부담 커져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6-05-22 15: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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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좀비 공장' 통해 생산거점 확장, 유럽과 북미서 현대차 수익성 부담 커져
▲ 중국 BYD의 전기차 돌핀 미니가 2025년 7월1일 브라질 바이아주 카마사리에 위치한 옛 포드 공장에서 조립되고 있다. < BYD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전기차 기업이 유럽과 미주 현지의 유휴 공장을 인수하거나 합작생산을 늘리며 기존 내수 중심에서 벗어나 세계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유럽과 미주에서 현지 생산과 판매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 중국의 저가 공세에 가격 인하 압박이 커지며 수익성 부담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나온다. 

◆ 중국 전기차 기업, 유럽과 미주 현지 유휴 공장 활용해 생산 능력 확대

21일(현지시각)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완성차 기업 스텔란티스는 중국 전기차 기업 립모터 및 둥펑자동차와 각각 스페인 사라고사와 프랑스 렌 공장의 남는 생산 라인을 활용해 전기차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한다. 

파이낸셜타임스 보도를 보면 중국의 또다른 전기차기업 샤오펑은 폴크스바겐의 독일 공장 인수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또한 포드가 스페인 발렌시아 공장의 여유 생산 능력을 중국 전기차업체 지리자동차에 배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텔란티스는 또 캐나다 온타리오주 브램턴에 가동을 중단한 공장을 립모터의 전기차 생산 기지로 전환하는 방안 논의하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 다수가 중국 전기차 업체와 공장을 공유하고 전기차를 생산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전기차 기업 가운데 여러 곳이 이미 해외 공장을 인수해 활발하게 생산 활동을 펼치고 있다.

BYD는 2024년 3월 포드의 브라질 공장을 인수해 2025년부터 전기차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지리자동차도 프랑스 업체 르노의 브라질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한다. 

중국 체리자동차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일본 완성차 기업 닛산이 철수한 공장을 인수해 올 하반기에 생산을 시작할 계획을 세웠다.

닛케이아시아는 “중국 전기차 제조사가 서구 경쟁업체의 ‘좀비 생산 라인'을 깨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전기차 '좀비 공장' 통해 생산거점 확장, 유럽과 북미서 현대차 수익성 부담 커져
▲ 중국 전기차 기업이 글로벌 완성차 기업 공장을 인수하거나 논의중인 현황. <그래픽 챗GPT로 제작>
◆ 중국과 서구 기업 이해관계 일치, 각국 무역장벽 강화도 전기차 해외 진출 가속

폴크스바겐과 스텔란티스 등 주요 자동차 업체가 중국 전기차 기업과 협업하거나 이들에게 공장을 넘기는 배경으로 경영 악화 상황이 꼽힌다. 

이들 기업이 공장 가동률 하락과 전기차 수요 둔화로 유휴 생산능력이라는 부담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스텔란티스는 지난 21일 공장 용도 변경 및 파트너십 활용을 통해 2030년까지 유럽 내 생산능력을 80만 대 이상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순이익이 44% 이상 감소해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한 폴크스바겐에게도 유휴 생산 설비는 골칫거리다.

올리버 블루메 폴크스바겐 최고경영자(CEO) 또한 지난 20일 직원 총회에서 과잉 생산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도 해외 생산 거점을 확보하면 관세 비용이 줄어든다는 잇점이 있다. 이렇듯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생산 설비를 공유하거나 인수하는 사례가 속출한 셈이다.

중국 전기차 내수 시장이 포화 상태고 정부 보조금이 축소됐다는 점은 중국 전기차 업체의 해외 공장 인수를 더욱 부추기는 요소로 꼽힌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수년간 전기차 신차를 구매할 때 세금을 10% 면제했는데 올해는 이 혜택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중국 전기차 기업으로서는 비용 절약이 절실한 상황에서 자국 내 새 공장을 짓는 대신 해외 유휴공장을 활용하는 일이 매력적인 선택지일 수밖에 없다.  

지리자동차의 리슈푸 설립자 겸 회장은 지난해 6월6일 충칭에서 열린 전기차 포럼 행사에서 “앞으로 신규 공장을 건설하지 않겠다”며 “동종 업계 내 잉여 생산능력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바깥에 위치한 기존 공장을 활용하면 새로 건설하지 않아도 전기차를 만들 수 있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중국 전기차 '좀비 공장' 통해 생산거점 확장, 유럽과 북미서 현대차 수익성 부담 커져
▲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차량 운전석)가 4월13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샤오미 전시장을 방문해 레이 쥔 샤오미 CEO에게 안내를 받으며 전기차를 구경하고 있다. <샤오미>
◆ 현대차그룹 수익성 방어 부담 커져, 기아는 유럽에서 가격 인하로 대응

중국 전기차 업체의 해외 생산 거점 확대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에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 전기차가 유럽과 미주 현지 생산이라는 이점까지 누리며 시장에 파고들면 판매가 줄거나 가격을 인하해야만 하는 상황에 내몰릴 공산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기아는 올해 유럽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와 가격 격차를 기존 20~25%에서 15~20% 수준으로 줄였다. 상대적으로 싼 중국 전기차에 대응하기 위해 판매가격을 낮췄다는 것이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는 지난 4월 초에 싱가로프와 홍콩에서 열린 해외투자자 대상 설명회에서 중국 업체 저가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자체 사업보고서를 통해 판매 장려금과 가격 인하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수익성이 일부 감소했다고 전했다. 

현대차 또한 올해 1분기 유럽연합에서 전기차를 포함한 완성차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감소했다. 

현대차는 일단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조지아주 공장 생산을 발판으로 전기차 판매를 이어나가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통신 기술이 적용된 차량의 판매를 안보 이유로 사실상 금지해 중국 전기차 업체의 진출에 '안전 지대'로 여겨졌다.

그러나 현대차 조지아 공장이 북미 전체를 판매 권역으로 삼는 만큼 캐나다나 인근 지역에서 중국 업체의 진출 영향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브라질 상파울루 피라시카바에도 자동차 공장을 운영하는데 BYD와 지리자동차가 브라질에서 전기차 생산을 시작했다.

더구나 기존 공장을 활용하면 중국 업체가 인수 뒤 짧은 시간 안에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에 당장 판매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결국 현대차그룹은 해외 공장을 사들인 중국 업체와 유럽과 북미에서 가격 경쟁까지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수익성과 점유율을 놓고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UBS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중국 자동차기업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2025년 25%에서 5년 뒤인 2030년에는 35%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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