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이 글로벌사업 수장을 전면 교체하며 해외사업 전략 재정비에 나섰다. 중동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해외법인의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 확보는 올해 은행권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새롭게 선임된 글로벌사업 부행장들은 각기 다른 출발선에서 실적 고도화와 부진 법인 정상화라는 과제를 안고 시험대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는 4대 은행 글로벌사업 ‘뉴페이스’들이 직면한 과제, 그리고 은행별 해외사업 전략과 성과 방향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4대은행 글로벌 수장 ‘전면 교체’, 지정학적 리스크 뚫고 수익 개선세 이어간다
②KB국민은행 글로벌사업 반등 본격화, 이종민 ‘재무 전문가’ 솜씨로 흑자안착 이끈다
③지주 해외이익 1조 이끈 신한은행, 김재민 SBJ 경험으로 글로벌 초격차 벌린다
④글로벌사업에 ‘부행장’ 재배치한 하나은행, 김영준 네트워크 확장세 활용법 주목
⑤우리은행 글로벌 ‘베테랑’ 전현기, 인니·중국 부진 넘고 실적 반등 이끈다’
[비즈니스포스트] 신한은행이 글로벌 실적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보이는 가운데 성장세에 더욱 힘을 실어 경쟁 우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재민 신한은행 글로벌그룹장(부행장)은 일본 SBJ은행에서 축적한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의 격차를 더욱 벌려 ‘초격차’ 전환을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19일 4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 사업보고서를 종합하면 신한은행이 또 한 번 글로벌 사업 최강자 면모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은행은 2025년 해외법인 10곳에서 5869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2024년 5721억 원보다 2.6% 늘어난 수치다.
▲ 김재민 신한은행 글로벌그룹장(부행장)이 글로벌사업 초격차 확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이는 순이익이 줄어든 하나은행(868억 원)과 우리은행(436억 원)은 물론 흑자 전환에 성공한 KB국민은행(817억 원)과 비교해도 큰 격차다.
일본법인 ‘SBJ은행’과 베트남법인 ‘신한베트남은행’이 합산 순이익 4383억 원을 내면서 전체 실적을 지지했다.
여기에 미국법인 ‘아메리카신한은행’이 2024년보다 약 3배, 중국법인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가 약 13배 순이익을 늘리며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신한은행의 글로벌 성과는 지주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 신한금융지주는 2025년 국내 금융사 가운데 처음으로 해외에서만 1조 원 이상의 세전이익을 거뒀다. 세후 순이익으로는 8243억 원을 벌었는데 해외법인과 지점을 포함 신한은행의 기여도는 97.3%다.
이처럼 경쟁은행을 크게 앞선 상황에서 신한은행의 다음 과제는 초격차 확보로 요약된다.
국내 금융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국내 은행들에게 해외사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경쟁은행들이 글로벌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는 만큼 지금의 격차를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띠라올 수 없는 거리를 벌려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시점에 신한은행이 김재민 부행장에게 글로벌 사업을 맡긴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김 부행장은 1994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시화기업금융2센터장, 총무부장 등을 지냈다. SBJ은행에서는 도쿄지점 부지점장, 요코하마지점장, 동경본점영업부장, 부사장 등을 맡았다.
특히 주목되는 건 SBJ은행에서의 경력이다.
그는 SBJ은행이 법인으로 전환되기 이전인 2006년 도쿄지점 부지점장으로 합류했다. 그 뒤로도 SBJ은행과 인연이 이어져 일본 내 수익성 1등 은행이 된 최근에는 SBJ은행 부사장으로서 성과를 이끌었다.
게다가 SBJ은행은 신한은행의 강점인 ‘현지화’ 전략 대표 사례로도 여겨진다.
김 부행장이 신한은행 글로벌 사업의 ‘성공 방정식’을 체화한 인물로 평가되는 배경이다.
이 같은 성공 경험은 SBJ은행과 신한베트남은행의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캐나다 등 실적이 부진한 지역에서 반등 기회를 찾는 동력이 될 수 있다.
▲ 신한은행이 글로벌사업에서 압도적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신한은행>
김 부행장이 SBJ은행 시절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호흡을 맞춰본 만큼 그룹 글로벌 전략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초격차 과제를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진 회장은 신한은행장일 때부터 신한금융 회장이 된 지금까지 한결같이 글로벌 초격차를 강조했다.
진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에서 확고한 초격차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진 회장은 신한은행장으로 취임하던 2019년 3월 “가능성이 있는 곳에 집중 투자해 그 지역에서 초격차를 이뤄야한다”며 “예를 들면 베트남이 의미 있는 성장을 하고 있는데 베트남에는 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