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주식배당’을 통해 배당 확대 기조를 이어가며 주주환원에서도 ‘글로벌 기준(스탠더드)’을 향한다.
미래에셋증권이 국내 대표 증권사로 역대 최대 주주환원을 결정했다지만 여전히 글로벌 투자은행(IB)들과 비교할 때 차이가 있는 만큼 박 회장의 주주환원 확대 기조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이 2025년 주주환원에 주식배당을 포함한 것을 놓고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카드'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24일 열린 이사회에서 배당 4653억 원과 자사주 소각 1701억 원 등 모두 6354억 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의결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지난해 주주환원 규모 3670억 원과 비교하면 약 73% 늘었다.
시장의 눈길을 끈 것은 주식배당이다. 배당액은 현금배당 약 1744억 원과 주식배당 약 2909억 원으로 구성됐다. 미래에셋증권이 주식배당을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에서 “미래에셋증권은 2025년 현금배당, 보유 자사주 소각과 함께 주식배당을 결정했다”며 “기존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배당과 자사주 소각만을 제시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주식배당은 예상하지 못했던 이벤트”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자본 관리와 주주환원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주식배당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이 주식배당을 실시한 배경에는 실적 개선의 상당 부분이 투자자산 평가 이익, 즉 미실현이익에 해당한다는 점이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미래에셋증권이 추가적 성장 및 재투자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 자본감소를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주식배당은 적절한 대안”이라며 “증권업황 호조 국면에서 자본 유보의 필요성이 있는 타사의 경우에도 주식배당은 고려해 볼 만한 주주환원 수단”이라고 말했다.
강승건 연구원도 “현금배당은 물론 자사주 매입은 자본의 감소 요인이지만 주식배당의 경우 이익잉여금이 자본으로 이동하는 개념으로 자본 규모의 변화가 없다”며 “이번 주식배당 결정은 주주와 미래에셋증권 입장을 모두 고려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주식배당을 더해 결과적으로 2025년 주주환원율이 40.2%까지 올라갔다. 애초 미래에셋증권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주주환원율 35%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는데 이를 5%포인트 이상 넘어섰다. 2024년 기록한 주주환원율 약 39%도 상회한다.
시장 역시 주식배당을 포함한 미래에셋증권의 주주환원 정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전날 미래에셋증권 주식은 전날보다 8.64% 오른 7만2900원에 정규거래를 마쳤다. 배당소식이 투자심리를 자극해 주가가 크게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이 자본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도 주식배당이라는 방식을 통해 주주환원 확대 기조를 이어간 데는
박현주 회장의 결단이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 ▲ 박현주 회장이 2021년 1월 유튜브채널 '미래에셋 스마트머니'에 올라온 '미래세대를 위한 박현주 회장의 투자조언' 영상에서 주주환원 확대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 <미래에셋 스마트머니 유튜브 화면> |
박 회장은 그동안 주주환원 확대의 중요성을 지속해서 강조해왔다.
박 회장은 2021년 유튜브채널 ‘미래에셋 스마트머니’에 출연해 “저는 주주들에게 상당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그룹 회의를 하면서도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 써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주환원 확대가 국내 자본시장의 화두가 된 상황에서 박 회장은 주주환원 역시 글로벌 투자은행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주주환원 측면에서도 국내 증권업계를 선도하는 업체로 꼽히지만 글로벌 투자은행과 비교하면 아직 가야할 길이 먼 것으로 여겨진다.
2025년 기준 골드만삭스, JP모간, 모간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세계적 투자은행(IB)들은 모두 90%가 넘는 주주환원율을 보였다. 노무라홀딩스 등 일본 주요 투자은행들도 50% 이상의 주주환원율을 보이고 있다.
박 회장은 국내 금융투자업 해외시장 확대의 선구자로 꼽힌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그룹 초창기 때부터 해외시장을 강조했고 지금도 여전히 글로벌전략책임자(GSO)라는 직함을 달고 해외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실적에 맞춰 배당 규모를 역대 최대로 확대했다”며 “상황에 맞는 주주환원정책으로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