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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에잇세컨즈' 필리핀에서 '심기일전', 패션부문장 박남영 리더십 시험대

조수연 기자 ssue@businesspost.co.kr 2026-01-16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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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에잇세컨즈' 필리핀에서 '심기일전', 패션부문장 박남영 리더십 시험대
▲ 에잇세컨즈의 필리핀 1호 매장이 위치한 'SM 몰 오브 아시아'의 모습. <삼성물산>
[비즈니스포스트] 박남영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이 올해 필리핀 마닐라에 자체 스파(SPA) 브랜드인 '에잇세컨즈' 매장을 늘린다.

에잇세컨즈는 과거 중국 상하이에 첫 국외 매장을 열었으나 2년 만에 철수한 뼈아픈 실패의 역사를 안고 있다. 8년 만인 지난해 필리핀 마닐라에 다시 진출하며 해외 시장 재공략에 시동을 건 상황에서 박남영 부문장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16일 패션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내수 침체에 대응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는 평가가 많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7월을 시작으로 필리핀 마닐라에 모두 3곳의 에잇세컨즈 글로벌 매장을 열었다. 아직까지는 현지 시장을 검증하는 단계로 추후 소비자 반응에 따라 추가 출점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추가 출점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매장 매출을 고려할만한 시기는 아니지만 초기 반응이 좋아 올해에도 필리핀 마닐라에 추가 오프라인 매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의 글로벌 진출은 이번이 두 번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16년 중국 상하이에 법인을 설립하고 직영 매장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진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여파로 2년 만에 상하이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철수했다.

이번 필리핀 진출의 핵심은 현지 유통기업과 협업 구조를 짰다는 것이다. 

마닐라에 위치한 에잇세컨즈 매장 3곳은 필리핀 2위권 유통 기업인 '수옌그룹'과 협력해 운영되고 있다. 삼성물산이 국내에서 상품을 기획·제조해 공급하면 수옌그룹이 이를 매입해 현지에서 판매한다.

박남영 패션부문장이 향후 어떻게 필리핀 사업을 확장해 나갈지가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중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박 부문장은 전략기획담당 부사장으로 일하다가 2025년 12월 패션부문장으로 선임됐다. 해외 진출의 성패가 향후 글로벌 사업의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에잇세컨즈의 필리핀 시장 안착이 박 부문장의 핵심 과제로 거론됐다. 
삼성물산 '에잇세컨즈' 필리핀에서 '심기일전', 패션부문장 박남영 리더십 시험대
▲ 2016년 9월 중국 상하이 패션 중심가인 화이하이루에 개점한 에잇세컨즈의 초대형 플래그십 스토어의 모습. 삼성물산은 이 매장을 2018년 7월경 철수했다. <삼성물산>
박 부문장은 글로벌 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로 알려져 있다. 

회사가 에잇세컨즈 브랜드 론칭과 중국 진출에 주력하던 시기 상하이법인 상품 담당으로 파견돼 글로벌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현재는 유럽 시장의 이탈리아 법인도 맡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상하이 사례에서 확인된 실패를 거듭하지 않기 위해 필리핀 사업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중국 진출 때와 달리 직접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거나 직영점을 확대하지 않고 현지 유통망을 활용한 간접 진출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매장 운영과 마케팅은 현지 협력기업에 맡기고 삼성물산은 상품과 브랜드 관리에 집중할 수 있어 초기 투자비와 고정비 부담을 줄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필리핀을 해외 재진출 첫 번째 국가로 선택한 이유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판단으로 읽힌다.

필리핀은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한국산 의류에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고온다습한 기후로 인해 한국의 봄·여름 시즌 상품을 효율적으로 소진할 수도 있다. 또 전체 인구의 절반 가량이 20대 이하라 한국 패션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지 매체 '필스타라이프'는 "필리핀의 젊은 세대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한국 스타일에 익숙해지고 있다"며 "에잇세컨즈가 한국 대중문화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현지의 젊은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 부문장이 필리핀에서 에잇세컨즈의 시장 안착에 성공한다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해외 진출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도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필리핀은 'K컬처'에 관심이 높아 인지도를 점차 높여나가고 있다"며 "매장 확대 외에도 온라인을 통한 판매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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