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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리테일 채성원 합류로 '3인 각자대표' 가시화, 지배구조 개편 실패 뒤 새 판 짜나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5-12-26 15: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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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리테일 채성원 합류로 '3인 각자대표' 가시화, 지배구조 개편 실패 뒤 새 판 짜나
▲ 이랜드리테일이 조만간 3인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황성윤 이랜드리테일 경영총괄 각자대표이사(왼쪽), 조일성 이랜드리테일 안전부문 각자대표이사.
[비즈니스포스트] 이랜드리테일이 경영진 체제 정비에 분주하다.

조만간 3인 각자대표이사 체제를 본격 가동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통해 지배구조 개편 실패의 후폭풍을 수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이랜드리테일에 따르면 내년 초 그룹 차원의 메시지를 통해 이랜드리테일의 새 경영진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랜드그룹의 여러 관계자는 “현재 새 경영진의 역할 등과 관련한 메시지를 내부적으로 정리하고 있는 상태”라며 “내년 초에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미 새 경영진 선임을 마친 상태다. 등기부등본을 보면 12월3일 채성원 대표이사가 새 대표이사로 취임한 것으로 나타난다.

채성원 대표의 합류로 이랜드리테일은 대표이사만 3명이 됐다. 지난해 9월30일 발표된 이랜드그룹의 인사에서 대표에 오른 황성윤 대표와 2024년 10월 말 대표에 선임된 조일성 대표를 포함해서다.

연말까지 변화가 없다면 이랜드리테일은 내년부터 3인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랜드그룹에 편입된 2003년 이후 20여 년 동안 대표이사 2명 체제를 여러 차례 구축해봤다. 하지만 대표이사만 3명을 두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결정으로 여겨진다.

이랜드리테일의 모회사인 이랜드월드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1~3분기 누적매출 4203억 원, 순손실 1076억 원을 기록했다. 2024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비슷하지만 순손실 규모는 22.4% 확대했다.

최근 수년 사이 실적이 부진했다. 이랜드리테일은 2024년 별도기준으로 영업손실 283억 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시기 유통사업이 타격을 받아 적자를 냈던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연결기준 실적 흐름도 나쁜 편이다. 영업이익률 추세를 보면 2022년 4.14%에서 2023년 3.29%, 2024년 1.92%로 낮아졌으며 올해 1분기에는 0.65%까지 추락했다.

이랜드리테일 측은 이와 관련해 “2023년부터 이어진 조정 및 비핵심사업 정리, 오프라인 점포 중심의 실적 부진 때문”이라며 “2022년 엔데믹 영향으로 수익성이 회복된 뒤 온라인 쇼핑 확산 등 사업환경이 악화하면서 영업이익 규모가 축소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향후 전망도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이랜드리테일의 연결기준 매출에서 90% 이상을 차지하는 유통부문을 둘러싼 영업환경이 언제 나아질지 장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랜드리테일도 투자설명서를 통해 “회사의 주력 사업부문이라 할 수 있는 유통업은 성숙기에 접어든 산업”이라며 “오프라인 유통업 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회사의 수익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랜드리테일이 올해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도 이런 사정을 두루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4월 비상경영을 선포한 뒤 한 달 만인 5월 편의점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2023년 6월 편의점 1호점을 낸 지 2년 만의 일이었는데 애초 올해 초만 하더라도 편의점사업을 가맹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예상 밖의 결정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이 과정에서 논란도 있었다. 비상경영체제에서 진행된 인적 구조조정을 놓고 본인 의사와 무관한 부서로 배치해 사실상 희망퇴직을 종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왔고, 실제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회사의 전보명령을 부당전보로 판정하기도 했다.

여러 노력에도 실적 부진의 탈출구를 좀처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3인 각자대표 체제가 꾸려진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각자대표들의 역할을 더욱 잘게 쪼개 위기 극복에 속도를 높이려 하는 차원일 공산이 크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랜드리테일 채성원 합류로 '3인 각자대표' 가시화, 지배구조 개편 실패 뒤 새 판 짜나
▲ 이랜드리테일은 최근 수년 사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채성원 신임 대표가 어떤 역할을 맡게 될 것인지는 오리무중이다. 채 대표가 어떤 분야에서 어떤 경력을 쌓았는지를 놓고 이랜드그룹은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그동안 황성윤 대표와 조일성 대표의 2인 체제에서 황 대표가 경영을 총괄하고 조 대표가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일각에서는 이랜드리테일의 체제 변화가 조직개편 실패를 서둘러 수습하기 위한 방안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9월 이랜드글로벌과 이랜드킴스클럽을 합병했다. 2022년 10월 물적분할로 뗀 회사를 3년도 안 돼 다시 한 몸으로 붙인 것인데 사실상 핵심 사업의 홀로서기 실험에 시간과 비용을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이랜드리테일의 연결기준 실적이 쪼그라들기 시작한 때도 물적분할 이후부터다. 이랜드리테일은 2024년 별도기준으로 매출 5805억 원, 영업손실 283억 원을 봤는데 이는 2023년보다 매출은 7.8% 빠졌고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이랜드글로벌도 2024년 매출 4129억 원, 영업손실 91억 원을 내며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13.1% 빠지고 적자를 지속했다. 이랜드킴스클럽만 지난해 영업이익 88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이 회사 역시 매출은 11.8% 빠졌다.

따로 떼었던 회사를 다시 합병하는 만큼 조직을 빠르게 안정화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자는 취지에서 대표이사의 수를 일시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선택했을 가능성도 충분한 셈이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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