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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에 부는 게임·IT '첫 파업' 바람, MZ세대 노조 "성과에 맞는 보상을"

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 2025-06-11 17: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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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에 부는 게임·IT '첫 파업' 바람, MZ세대 노조 "성과에 맞는 보상을"
▲ 지난 3월19일 민주노총 산하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가 카카오 판교 본사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노조 무풍지대’로 불렸던 판교 정보기술(IT)밸리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이달 들어 창사 이래 첫 파업을 예고한 게임·IT 기업만 세 곳에 이른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성과에 비해 낮은 보상에 대한 불만을 집단행동으로 표출하고 있다.

11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그룹 노동조합 ‘크루유니언’은 이날부터 2시간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18일 4시간 파업 및 집회, 25일 하루 전면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들은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의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결렬에 따라 집단행동에 나선다. 회사가 성과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의 보상을 제시했다는 이유에서다. 

카카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2018년 노조 창립 이후 첫 사례다. 노조 측은 “카카오 노동조합 창립 이래 첫 집단적 행동이라는 점에서 매우 상징적”이라고 말했다. 

넥슨 계열사 네오플도 전날인 10일부터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성과급 지급 기준에 대한 회사 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우선 ‘야근 거부’ 등의 소극적 파업을 시작으로 사측이 성과급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전면파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네오플은 넥슨그룹 내 첫 파업 사례로 기록됐다.

한글과컴퓨터도 조합원 투표를 거쳐 역시 노조 설립 이래 첫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최근 몇 년 동안 실적 개선흐름에도 올해 임금 인상률이 기대에 못 미친 데 따른 반발이다. 노조 측은 성과 중심 인사제도 도입과 현실적인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창사 이래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한 상황에서도 회사가 저조한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판교에 부는 게임·IT '첫 파업' 바람, MZ세대 노조 "성과에 맞는 보상을"
▲ 넥슨은 2024년 연매출 4조81억 원을 내면서 국내 게임사 중 처음으로 4조 원을 넘겼다. 사진은 넥슨 판교 사옥.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지난해 모두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중국 서비스 흥행에 힘입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고, 한글과컴퓨터도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140% 이상 급증했다. 이에 자연스럽게 직원들의 보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던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국내 IT업계는 노조 조직률이 낮은 편이었다. 설립된 지 오래되지 않은 회사가 많고, 이직이 잦은 업계 특성상 개별 협상 중심의 문화가 정착돼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네이버 노조 정도만 강경 노조로 분류되어 왔다. 나머지 기업은 최근에서야 노조 설립이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특수 이후 고용 불안이 심화되고, 자회사 매각, 복지 축소, 근무환경 변화 등의 이슈가 잇따르면서 직원들의 인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연봉 인상을 위한 ‘이직 전략’이 힘을 잃고, ‘안정적인 근무환경과 권리 확보’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네이버와 카카오의 노조 가입률은 지난해 나란히 과반을 넘겼다. 특히 카카오는 노조 설립 6년 만에 처음으로 전체 직원 절반 이상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게 됐다. 주요 대형 게임사인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모두 노조가 설립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하반기부터 게임사와 플랫폼 기업들의 실적 회복세가 예상되는 만큼 이 같은 집단행동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갈 길이 바쁜 기업 입장에서는 ‘노조 리스크’가 새롭게 부각되는 셈이다.

한 노조 관계자는 “회사 수익을 공정하게 분배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식이 커지고 있다”며 “성과급 기준이 불투명하거나 일방적으로 결정되는 관행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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