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리포트 3월] 대기업만 눈치보는 '빵플레이션', 정부 원인 규명 품 들여라
[데스크리포트 3월] 대기업만 눈치보는 '빵플레이션', 정부 원인 규명 품 들여라
식품업계 관계자에게 늘 듣는 하소연이 있다. "서민 물가 안정은 늘 우리의 몫"이라는 얘기다.정부는 늘 물가 압박의 화살을 식품업계로 돌린다. 원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 등 여러 요인을 감안하면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수 없지만 정부 고위 관계자에게서 나오는 발언의 수위를 보면 가격 현실화는 언감생심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 목소리다.'10원 떼기 장사' 소리를 듣는 이들에게 쏟아지는 시선은 때때로 가혹해 보인다. 라면 가격을 100원, 햄버거 가격을 200원 올리려 하면 이들은 어김없이 밥상물가를 들썩이게 하는 주범이라는 소리를 듣는다.대기업 계열 프랜차이즈 빵집도 이런 눈치를 보는 업계 가운데 하나다.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이날부터 빵 6종, 케이크 5종 등 제품 11종의 가격을 일제히 내렸다. CJ푸드빌의 뚜레쥬르 역시 어제부터 빵 16종과 케이크 1종 등 모두 17개 제품의 공급가를 평균 8.2% 인하했다.정부가 밀가루와 설탕 회사의 가격 담합 사건에 대규모 과징금을 매기면서,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이 '소비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자 생긴 일이다.정부의 논리는 대략 이럴 것이다.대기업 프랜차이즈는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이들이 결정하는 가격은 곧 '서민 물가'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원재료 가격이 소폭이라도 하락했을 때 대기업이 먼저 가격을 내려야 물가 안정의 연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정부의 판단은 정책적으로 타당한 면이 있다.하지만 짚어야 할 지점이 하나 있다. 정말 대기업이 빵 가격을 높이는 주범일까?서울 성수동에 즐비한 유명 빵집을 돌아다녀보면 한줄에 1만 원짜리 식빵, 4천~5천 원짜리 소금빵을 파는 가게가 즐비하다. 정부 관계자들이 보면 이해할 수 없는 가격이지만 더 놀라운 것은 이 가게 제품을 맛보려 20~30분을 마다하지 않고 줄서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개인 빵집들이 브랜딩을 무기로 앞세워 고객들을 고가 제품으로 유인하면 소비자들은 '인스타 감성', 혹은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을 중시하는 소비 형태)'를 충족하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연다.한두 달 전 한국 디저트업계를 휩쓸었던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열풍을 보자. 비록 2~3주 만에 인기가 시들었지만 아기 주먹만한 크기에 8천~1만2천 원 하는 두쫀쿠는 매장 어느 곳에서나 품절이었다.이 정도 되면 식품업계 관계자들의 목소리에 오히려 힘이 실린다. 정부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소규모 빵집들이 규제의 무풍지대에서 장사를 할 때 대기업들만 물가 지수 관리라는 명목 아래 가장 먼저 매를 맞는 꼴이라는 하소연에 귀가 기울여진다.빵값 상승의 심리적 저항선을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 과연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같은 대기업 계열 빵집인지, 아니면 홍대나 성수 등 이른바 '핫플'에 모여있는 '인스타 맛집'들인지 꼭 따져봐야 한다.실제로 대기업 계열 식품회사들이 남기는 마진을 보면 가격 통제의 정당성은 더욱 희박해진다.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파리크라상만 하더라도 2023년과 2024년 영업이익률이 각각 0.9%, 1.2% 수준에 그쳤다. 뚜레쥬르 역시 국내 사업에서 영업이익률 1~2%대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대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제품 가격을 인하하기에는 경영 효율성이 현저히 저하될 정도로 낮은 수익성이다. 누가 봐도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보기 힘든 환경이라는 점은 어딘지 모르게 씁쓸한 면도 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22년 1월14일 오후 인천 중구 꿈베이커리에서 빵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정부의 물가 안정 의지를 폄훼하려는 뜻은 전혀 없다.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그 노력은 분명히 존중받아야 할 가치다.하지만 그 화살이 그저 대기업 계열 베이커리라는 비교적 손쉬운 타깃에 집중되는 것은 다소 잘못됐다고 믿는다.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지만 1만 원어치 팔아 100원 남길까 말까 한 식품업계가 짊어지기에는 다소 과한 처사다.정부의 가격 눈치주기는 영원할 수 없다. 정권은 언제나 늘 바뀌었고 그 혼란한 틈을 타 언젠가는 가격이 꿈틀댈 것이다. 자칫하다가는 억지로 눌렀던 가격이 튀면서 소비자들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제조회사들에게 가격을 내리라고 하기 전에 왜 한국의 빵값이 비싼지를 다시 진단하고 원인을 규명해 잘못된 뿌리를 뽑아야 한다. 팔비틀기로 대기업 이윤을 깎아 빵값을 몇백 원 내리는 식으로는 시장의 왜곡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대안을 찾아야 한다.유통 구조의 단순화, 기형적인 임대료 구조 개선, 데이터 기반의 정밀한 정책 등 정부가 품을 더 들이면 고칠 수 있는 잘못된 지점들이 널리고 널렸다.물가 안정이라는 숙제는 결코 쉽게 풀 문제가 아니다. 힘이 들더라도 시장의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 채찍 대신 합리적 구조 개선이라는 설계도를 내놓는 데 좀 더 집중했으면 싶다.대통령 말 한마디에 마지못해 가격을 내리면서 겉으로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발맞춘다"는 식품업계의 보도자료도 더 이상 전하고 싶지 않다. 남희헌 유통&4차산업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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