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상 첫 대표 4연임 앞둔 임정배, '5조 클럽'으로 오너3세 임상민 체제 길 닦는다
-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 사장이 사내이사 4연임을 앞두고 있다.대상에 오너경영인 체제가 등장할 시기가 무르익고 있다는 점에서 임정배 사장의 연임은 의미가 적지 않아 보인다. 오너3세인 임상민 부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설 시기가 점차 다가오는 상황에서 임 사장은 오너일가가 순조롭게 등판할 수 있는 길을 닦을 것으로 보인다.27일 대상에 따르면 회사는 3월26일 서울 종로구 종로플레이스에서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 임정배 대표이사 사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을 올려 주주들의 승인을 받는 절차를 진행한다.이변이 없다면 임 사장은 앞으로 3년 동안 임기를 더 보장받아 2029년 3월까지 회사를 이끌게 된다. 임 사장 개인적으로는 대표이사만 4연임하게 되는 것인데 대상에서 처음으로 4연임을 하는 전문경영인이 탄생하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임정배 사장은 2017년 식품 사업부문 각자대표이사를 맡으며 대상의 핵심 사업을 이끌기 시작했다. 2020년에는 각자대표이사 체제에서 단독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됐다. 이후 2023년 정기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데 이어 이번 연임까지 이어지면서 장기 전문경영인 체제가 공고해졌다.임 사장이 대상을 오랜 기간 이끌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단연 오너일가의 전폭적 지지와 신뢰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능력이 출중한 전문경영인이라 하더라도 3연임이나 4연임 등은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일각에서는임정배 사장의 4연임을 놓고 오너3세가 보다 부담이 적은 환경에서 경영 전면에 설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놓는 핵심 역할을 이어가기 위한 수순이라고도 본다.임 사장이 대표이사로 재임한 기간은오너3세인 임상민 부사장이 회사 안에서 존재감을 키워온 시기와 맞물린다.임 부사장은 2016년 12월 전무로 승진한 뒤 2023년 3월 부사장에 올랐다. 단계적으로 직급을 높이며 경영 전면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식품BU·소재BU 전략담당, 대상홍콩 전략담당 등을 맡았고 2020년에는 대상 사내이사에도 올랐다.이 기간 임정배 사장은대상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회사를 연결기준 연매출 4조 원대 회사로 키워냈다.2025년 대상은 연결기준 매출 4조4016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4년보다 3.4% 증가한 규모다. 임 사장이 대상의 지휘봉을 처음 잡았을 때인 2017년과 비교하면 8년 동안 매출이 50% 가까이 확대했다.현재의 성장 속도라면 임상민 부사장이 대표 자리를 넘겨 받을 즈음에는 '5조 클럽'에 가입해 있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임정배 사장 체제의 가장 큰 성과로는 글로벌 사업 확대가 꼽힌다.대상은 김치 브랜드 '종가'를 중심으로 미국과 유럽, 동남아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임 사장은 종가의 해외 생산 기지 구축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대상은 국내 수출 이외에도 미국과 중국, 폴란드, 베트남 등 4개 국가에서 김치를 생산한다. 더불어 폴란드에서 현재 현지 합작법인을 통해 추가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있다.임정배 대상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사내이사 4연임을 앞두고 있다.종가 김치 수출액은 2017년 약 3200만 달러에서 2025년 약 9천만 달러로 증가했다. 2025년 국내 전체 김치 수출액 가운데 종가 비중은 55%였다.다만 이처럼 해외 사업이 자리잡으며 오너3세 체제 전환의 분위기가 무르익는 듯하던 시점에 변수도 생겼다. 국내에서 전분당 리스크가 떠올랐기 때문이다.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식료품 가격을 둘러싸고 대대적 조사를 벌이는 가운데 대상도 전분당 부문에서 영향권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전분당은 대상 소재 사업부문의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다. 과징금과 평판 손상에 따라 실적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임정배 사장으로서는 해당 리스크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고 임상민 부사장에게 보다 안정적 경영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 남은 임기 동안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이번 정기 주주총회 안건 가운데 공정위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내용이 포함된 점은 규제 리스크 대응을 강화하려는 움직임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임 사장은 바이오 산업과 관련해 임상민 부사장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지원하기 위한 작업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대상은 최근 100% 자회사 '대상마리비온'을 신규 설립했다.대상마리비온은 해양 미세조류를 활용한 블루바이오 사업을 영위하게 된다.기존 바이오 사업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의 공세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고부가가치 바이오 사업을 새롭게 모색하는 모습이다.임상민 부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설 시점과 관련해서는 시장의 의견이 나뉘는 것으로 보인다.임 부사장은 1980년생으로 현재 4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임창욱 명예회장이 1949년생으로 30대 후반이던 1987년 그룹 회장에 올랐던 점을 고려하면 임 부사장 역시 나이와 경력 측면에서 사장 승진 및 대표이사 선임 가능성도 낮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대상 관계자는 "대상은 1990년대 이후 30년 가까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임 부사장의 사장 승진을 계획하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