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본토에 공장을 짓고 자금 지원을 받으려는 반도체 생산업체들을 향해 환경평가를 신속히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은 2021년 7월 미국 펜실베이니아 마컨지 시에 위치한 트럭 생산업체 맥의 제조시설에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바이든은 대통령 당선 이후 '메이드 인 아메리카'를 구호로 강조한다. <플리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부가 현지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건설하려는 기업을 향해 환경평가를 조속히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최장 2년이 걸릴 수도 있는 환경평가를 통과하지 못하면 반도체기업이 신규 공장 건설이나 가동에 제약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은 미국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으려는 반도체 생산기업에게 환경평가를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상무부는 현지시각으로 2월28일 미국 본토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기업들에게 520억 달러(약 67조8181억 원)규모의 보조금 지급 및 세액공제 기준을 제시했다.
공장 건설과 반도체장비 반입 등 비용에 맞춰 제공되는 세액공제 규모는 총 240억 달러(약 31조 2240억 원)로 추산된다.
그러나 환경평가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반도체 생산기업이 공장을 건설하고 가동하는 시기도 그만큼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정치권 및 반도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반도체 지원법을 통해 단기간에 다수의 반도체공장을 유치하려던 미국 정부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떠오른다.
미국 환경평가는 미 연방 규정인 국가환경정책법(NEPA)에 근거한 절차다. 트럼프 전 행정부 때 폐지됐으나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대규모 인프라 시설을 건설할 때 환경평가를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규정을 복원했다.
반도체 생산공장과 같은 시설은 국가환경정책법의 검토 대상이 된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환경평가를 거치지 않으면 신규 공장을 건설하거나 가동할 때 제약을 받을 수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환경평가에 최대 2년이 걸릴 것”이라며 “환경단체의 소송 또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공장 건설기간이 그만큼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로이터를 통해 전했다.
러몬도 장관은 “상무부는 기업들이 반도체공장 자금 지원을 신청할 생각이라면 지금 바로 컨설턴트와 변호사를 고용하고 환경평가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며 “기업이 환경영향 평가를 끝내고 우리에게 데이터를 빠르게 제공할수록 더 빨리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권 및 반도체 업계에서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 지원법의 특수성을 고려해 예외 조항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마크 켈리 미국 민주당 의원은 “수 년이 걸릴수도 있는 환경평가 과정은 반도체 생산기업이 미국 이외에 다른 생산부지를 모색하도록 만들 것”이라며 환경평가에 부정적 의견을 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지난해 말 성명을 내고 "현재 반도체 지원법 대상이 되는 프로젝트는 환경평가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해 공장 건설과 가동에 심각한 지연히 발생할 수 있다"며 "해당 법안의 원활한 적용을 위해 예외를 둬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