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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금호산업 인수전의 윤곽이 드러났다. 금호산업 지분 매각 입찰적격자로 호반건설과 사모펀드를 비롯해 모두 5곳이 선정됐다.
금호산업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5개사를 모두 매각 입찰적격자로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인수의향서를 낸 뒤 중도포기한 신세계그룹을 제외하고 호반건설과 MBK파트너스,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IBK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 자베즈파트너스가 금호산업의 인수 적격 예비후보자로 선정됐다. 이 가운데 호반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4곳은 모두 사모펀드다.
◆ 금호산업의 건설사로서 가치
금호산업 매각 준칙에 사모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보다 회사를 인수해 키울 의사와 능력이 있는 전략적 투자자를 더 우대하도록 명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입찰적격자로 선정된 곳 가운데 전략적 투자자는 호반건설이 유일하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기준으로 시공능력평가 15위 건설사다. 호반건설이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자신들이 보유한 주택사업 역량과 금호산업의 토목공사 역량을 더해 시너지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이 건설사로서 보유한 가치는 그리 높지 않다. 금호산업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20위로 호반건설보다 순위가 낮다. 2006년 금호산업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1위에 올랐던 과거에 비하면 초라하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던 재무구조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고 흑자기조를 계속 이어오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2012년 금호산업의 영업손실은 1648억 원이었지만 2013년 영업이익 589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400억 원으로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부채비율도 2012년 1만3000%에서 최근 500%대까지 낮아졌다.
주택사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호반건설에게 금호산업이 보유한 토목분야 능력이 해답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호반건설은 주택사업 외에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공공공사 부문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다. 공공공사는 수익성은 높지 않지만 매년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다.
금호산업은 지난 몇 년 동안 국내 공공공사 수주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며 매출의 80%를 공공공사에서달성하고 있다. 특히 호남 대표기업으로 호남권 공공공사 수주에 강하다. 특히 공항공사는 세계 정상급이라는 평가도 듣고 있다.
◆ 합종연횡 가능성 여전히 열려 있어
나머지 사모펀드 4곳도 여전히 주목받는다. 이번에 인수의향서를 내지 않은 다른 대기업도 사모펀드와 합종연횡하는 방식으로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 역시 본입찰과 투자확약서(LOC)단계에서 호반건설이나 다른 사모펀드들과 컨소시엄을 이뤄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있다.
다른 기업들도 본입찰에서 사모펀드들과 합종연횡으로 인수전에 참가하는 데 법적 문제는 없다. 하지만 그동안 거명되던 인수 후보자들은 이런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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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
업계 관계자들은 다른 대기업이 금호산업 인수전에 나서기가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삼구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말 제2롯데월드에서 만난 것이 알려지자 롯데그룹이 박삼구 회장의 백기사 노릇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이를 부인했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산업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 최고 입찰가격이 박 회장의 자금 동원능력을 넘어서지 않는 이상 박 회장이 금호산업을 되찾을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 매각가격을 8천억∼1조 원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은 입찰적격자들을 상대로 오는 9일부터 5주 동안 예비실사를 거친 뒤 다음달 말 입찰제안서를 접수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그뒤 확인실사를 거치더라도 6월까지 매각절차가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