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 현대자동차와 진행하던 자동차 복합할부금융상품을 신한카드에서 더 이상 취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신한카드와 현대차는 복합할부금융 수수료를 놓고 입장차이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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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
신한카드와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복합할부금융상품의 취급을 오는 26일부터 중단한다고 25일 밝혔다. 두 회사는 카드 가맹점 계약의 경우 2016년 2월15일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복합할부금융상품 관련 사항을 지속적으로 논의했으나 부득이 판매를 중단하게 됐다”며 “다른 할부금융상품을 통해 고객들이 평소와 다름없이 자동차를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카드 이용자들은 복합할부금융을 이용해 현대차의 차량을 살 수 없게 됐다. 다만 신한카드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이용한 차량구입은 가능하다.
신한카드는 기존 할부상품인 ‘오토플러스’ 등을 통해 현대차 관련 상품판매를 지속하기로 했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19일부터 현대차와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 협상을 진행했다.
복합할부금융은 소비자가 자동차를 살 때 대리점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한 뒤 카드회사가 캐피탈회사에 결제대금채권을 넘기는 상품이다. 캐피탈회사는 자동차회사에 대금을 대신 낸 뒤 소비자에게 매달 할부대금을 받는다.
카드회사는 이 과정에서 자동차회사가 올린 매출의 일정량을 수수료로 받는다. 신한카드는 그동안 이 수수료율을 1.9%로 책정했다.
현대차는 신한카드에 체크카드 수준인 1.3%로 수수료율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신한카드는 1.5%를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복합할부금융의 경우 카드회사가 고객의 대금납입을 기다리는 신용공여기간이 1~3일 정도로 짧기 때문에 체크카드와 큰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신한카드는 현대차와 이런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해 결국 복합할부금융상품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신한카드의 결정은 현대차가 삼성카드와 진행하는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 협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는 현재 신용공여기간을 다른 신용카드 상품과 같은 1개월로 늘린 복합할부금융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복합할부금융 관련 매출이 6600억 원 수준이어서 협상결렬에도 타격이 크지 않다.
그러나 삼성카드는 2013년 기준으로 1조2500억 원 규모의 복합할부금융상품을 취급했다. 삼성카드로서 현대차와 협상이 중요하다. 또 이를 두고 현대차그룹과 삼성그룹 간 자존심 대결로 보는 시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카드와 현대차의 복합할부금융상품 수수료율 협상에 따라 다른 회사들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신한카드도 이 부분을 고려해 현대차와 맺은 가맹점 계약을 1년만 연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