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말 기준으로 BNK부산은행, BNK경남은행, DGB대구은행, 전북은행, 광주은행 5개 지방은행들의 평균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0.98%로 지난해 상반기 0.96%보다 0.02%포인트 높아졌다.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은행이 내준 전체 여신에서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고정이하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고객에게 빌려준 돈을 회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나며 1%를 넘겼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부산은행은 0.19%포인트, 경남은행은 0.39%포인트나 높아졌다.
상반기 5개 지방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액은 모두 77억 원가량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0.01% 증가하는 데 그쳐 제자리걸음했다.
조선과 자동차산업에서 수익이 크게 줄거나 적자를 내는 기업이 늘어나고 신규 대출도 줄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경남 거제시에, 현대중공업은 울산에 각각 조선소를 두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울산에 공장을 두고 있다.
조선과 자동차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경남 지역 경제는 조선업 부진에 이어 현대차마저 국내 생산량을 줄이면서 함께 타격을 받았다.
조선업과 자동차산업이 침체되면서 부품을 납품하거나 인력을 파견하는 중소기업도 영향을 받고 있다.
거제에서는 두 조선소에서 근무하는 직원만 3년 사이 4천여 명이 줄었다. 사외 협력업체 노동자까지 더하면 모두 4만2천 명에 이른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 조사'에 따르면 실업률 조사 대상 154개 시군구 가운데 경남 거제와 통영의 실업률이 각각 7%와 6.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경남권에 위치한 취약업종 기업 가운데 위험기업으로 분류된 곳은 지역 전체의 27.3%에 이른다. 부산권 역시 취약업종 기업 가운데 20%가 위험기업으로 파악됐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기업 대출 가운데 지역 거점산업과 관련한 기업의 여신 비중은 8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에는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성동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등 중견조선사의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성동조선해양 조선소는 경남 통영에, STX조선해양 조선소는 경남 창원에 있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도 앞으로 금호타이어와 한국GM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금호타이어는 경영권이 중국 더블스타에 넘어갔고 한국GM은 군산 공장을 폐쇄했다.
한국GM 군산 공장에 2300여 명이 근무했고 군산 지역 수출의 20%를 차지했을 정도로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했다.
지방은행들이 가계대출을 늘려온 점도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07년 말 지방은행의 총 여신 가운데 가계대출 비중은 29.2%였으나 지난해 말에는 35%로 5.8%포인트 상승했다.
김서연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선임연구원은 “지방은행에서 중소기업 여신의 비중이 가장 크지만 가계대출 비중이 최근 급격히 확대했다”며 “가계대출의 건전성은 전반적으로 나빠지는 추세이고 지방의 부동산 경기도 하락 추세”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지방 부동산 가격의 하향 조정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역경기의 중요 축이 되는 산업들의 업황 개선이 늦어지면서 부동산 수요 기반이 취약한 가운데 2020년까지 예정된 공급 물량이 많아 공급이 초과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