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공사 임직원이 납품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뇌물과 향응을 받은 횟수나 금액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8년 8월까지 모두 22개 기관에서 임직원들이 뇌물이나 향응으로 모두 57억239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적발됐다.
▲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3년부터 2018년 8월까지 5년 동안 22개 기관 직원 234명이 모두 1409회에 걸쳐 뇌물이나 향응을 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뇌물 수수가 1028건, 향응 수수가 381건으로 나타났다.
한국수력원자력 임직원이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을 뇌물과 향응으로 받았다.
한수원은 31명의 임직원이 144회에 걸쳐 26억7148만 원을 수수했다. 산업부 산하 기관 전체 수수금액 57억 원 가운데 한수원 임직원이 받은 금액이 47%를 차지했다.
산업부 안에서 뇌물이나 향응 수수 적발 건수가 가장 많았던 곳은 한국전력공사로 조사됐다.
적발된 234명 가운데 한국전력 직원만 94명으로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수수 횟수도 한국전력에서만 562건으로 집계돼 전체 1409건에서 40%에 이르렀다. 한국전력에서 적발된 금액은 9억8100만 원으로 한수원 다음으로 많았다.
한국가스공사는 적발된 임직원 30명, 수수 횟수 388건, 금액 4억2550억 원으로 임직원 수와 수수 횟수, 금액에서 한국전력과 한수원 뒤를 이었다.
직원 1명당 가장 여러 번 뇌물을 받은 사람은 한국전력 차장으로 모두 148회에 걸쳐 금품을 수수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받은 금액이 가장 많은 사람은 한수원 부장으로 현대중공업 등에서 모두 17억1800만 원을 받았다.
이 직원들은 모두 해임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업 직원들이 뇌물 또는 향응의 대가로 지급한 내용을 살펴보면 계약 정보의 제공, 납품이나 계약 과정에서 편의 봐주기 등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과 공공기관들의 임직원들이 거리낌 없이 뇌물과 향응을 일상적으로 받았다”며 “공기업이 갑의 위치에 있어 비위의 유혹이 늘 있는 만큼 국회를 포함한 감사기관들은 감시와 감독을 강화하고 공공기관들은 갑을관계의 사업구조에 자구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