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소속 승무원들의 연간 우주방사선 피폭선량이 다른 항공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재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동안 대한항공 승무원의 우주방사선 피폭선량이 다른 항공사보다 최대 4~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박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4년 동안 대한항공 운항승무원과 객실승무원의 연 평균 우주방사선 피폭선량은 각각 2.15mSv(밀리시버트)와 2.828mSv다.

같은 기간 에어부산 승무원들이 0.481mSv와 0.572mSv의 피폭선량으로 가장 낮았던 것과 비교하면 4배가량 높은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의 피폭선량은 각각 1.623mSv와 1.869mSv로 두 번째로 높았다. 저비용항공사(LCC)의 피폭선량은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우주방사선은 태양 또는 우주로부터 지구 대기권으로 들어오는 방사선을 뜻한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생활주변 방사선 안전 관리를 위한 안전 지침’은 연간 피폭선량이 6mSv를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관련 지침에 따르면 항공운송사업자는 승무원에게 피폭방사선량을 공지해야 한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의 7월 점검에 따르면 주요 항공사 대부분은 승무원의 개별적 요청이 있을 때만 유선이나 이메일을 통해 개인 피폭선량을 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은 “결과적으로 피폭정보 제공을 적극 요청해야만 조치를 취해줄 수 있다는 뜻”이라며 “항공사들이 관련 부처의 관리·감독이 소홀한 틈을 타 방사선 노출과 관련된 책임을 승무원에게 떠넘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은 비행할 때 노출되는 우주방사선량은 일상생활에서 노출되는 방사선량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1년 동안 인천~뉴욕 노선 항공기를 약 81회 탑승해야 흉부CT 1회 촬영을 할 때 피폭되는 방사선량과 비슷해진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고 있기 때문에 단거리 노선 위주로 운영하는 국내 저비용항공사 승무원의 피폭선량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승무원 개인의 피폭선량이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권고하는 연 6mSv를 초과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월마다 승무원 개개인의 최근 12개월 누적 방사선량을 계산하여 사내 임직원정보 사이트에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