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식 사장이 대우건설 공사현장 주변의 갑작스런 싱크홀 사고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대우건설은 용산 푸르지오 건설현장의 지하수 유출을 감지하고 조치를 취했으나 공사현장 앞에서 싱크홀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
|
|
▲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
박 사장은 최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안전을 강조했는데 오히려 부실시공의 오명을 얻게 됐다.
서울시는 용산 푸르지오써밋 건설현장 앞 싱크홀 사고에 대해 민간전문가들과 합동으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서울시가 사고지역에 실시한 지반조사 결과는 25일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24일 해빙기 주요 건설현장 안전점검에서 용산 싱크홀 관련 안전관리 실태를 직접 점검하기로 했다.
지난 20일 용산역 인근 보도블럭에서 싱크홀이 발생해 보행자 2명이 3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는 대우건설이 원인을 제공했다. 대우건설의 용산 푸르지오써밋 공사현장이 싱크홀 바로 옆이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공사현장에서 지하수 유출을 처음 확인하고 전문가 의견서를 토대로 누수방지작업을 시행했다. 대우건설은 또 주변도로와 보도에 지반조사도 실시했다. 그러나 싱크홀 발생을 막지 못했다.
서울시 합동조사단의 민간전문가는 “지하수와 함께 토립자가 유출돼 동공이 발생한 것”이라며 지하수 유출을 사고원인으로 추정했다. 대우건설이 지하수 유출 사실을 감지한 만큼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법적 책임과 무관하게 도의적 차원에서 피해자들에게 치료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사는 적합한 공법대로 진행했으며 지반침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어 책임소재는 조사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싱크홀 발생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고책임을 섣불리 돌리면 안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장조사에 참여한 한 민간전문가는 “주변 하수관 노후화로 지반침하가 일어날 수 있으며 공사현장 지하수 유출을 싱크홀 원인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영식 사장은 지난 9일 협력회사 동반간담회에서 “안전을 기업활동의 최우선으로 삼을 것”을 당부했다. 그만큼 박 사장은 안전에 관심이 많다.
박 사장은 취임 이후 각종 안전사고로 홍역을 치렀다. 대우건설은 2013년 10명의 산재사망자가 발생해 지난해 노동단체들이 선정한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뽑히기도 했다.
박 사장은 지난해 안전전담기구(HSE-Q)를 신설하고 2017년까지 안전분야에 29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안전혁신 노력을 해 왔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8일부터 이달 13일까지 해빙기 특별 안전진단 점검을 실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싱크홀 사고의 원인이 대우건설 쪽에 있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안전불감증’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