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18-10-02 16: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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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왼쪽)이 2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오른쪽)와 2월 뉴델리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서밋에서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에 탑승해 얘기하고 있다. <주한인도대사관>
현대자동차가 인도 자동차시장에서 현지기업의 추격을 받고 있다.
인도 현지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머지 않아 현대차의 시장 지위를 위협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대차는 지배력을 지키기 위해 친환경차에서 해답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인도 현지기업인 타타자동차가 인도 자동차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타타자동차가 1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타타자동차는 1~9월에 인도에서 승용차와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등을 모두 16만4957대 판매했다. 2017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35.2%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인도에서 팔린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8%가량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할 때 타타자동차의 성장 속도가 매우 가파르다고 볼 수 있다.
판매량이 급증하는 것은 타타자동차가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SUV 차종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2017년만 해도 타타자동차가 판매한 차량 가운데 SUV 비중은 전체의 20%를 밑돌았다.
하지만 올해 1~8월에 판매한 차량을 기준으로 보면 SUV 비중은 34.8%까지 늘었다. 타타자동차는 인기 차종으로 꼽혔던 SUV 헥사에다 2017년 9월 SUV 넥슨의 신형 모델까지 출시해 라인업을 확장했는데 이 덕분에 SUV 판매량이 약 3.1배 늘어났다.
타타자동차뿐 아니라 인도 마힌드라도 자동차시장에서 영향력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마힌드라가 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마힌드라의 1~9월 인도 자동차 판매량은 모두 12만1729대다. 2017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판매량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전기차를 포함한 승용차와 밴 부문의 판매량은 38%나 늘었다.
인도 토종 브랜드의 선전으로 현대차의 입지가 불안하게 됐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수년째 시장 점유율 15% 안팎을 보이며 인도-일본 합작기업 마루티스즈키에 이은 시장 점유율 2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현지기업들이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현대차의 시장 점유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인도 타타자동차의 SUV 넥슨.
현대차의 올해 1~8월 인도 자동차 판매량은 모두 36만4418대로 2017년 같은 기간보다 6.1% 늘었는데 타타자동차와 비교해 판매 증가율이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판매량만 놓고 보면 아직 인도 현지기업들보다 판매량이 20만 대가량 많지만 토종 기업들의 성장세가 폭발적 수준이라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류연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1년 동안 인도 토종 브랜드들의 선전이 감지되면서 일본 완성차기업들을 비롯해 현대차까지 SUV부문에서 인도 현지기업에 시장을 뺏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현대차는 인도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확대정책에 발맞춰 기술력이 앞선 친환경차의 라인업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인도 자동차시장 지키기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정부는 2030년부터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전기차 등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하는 쪽으로 정책을 펴고 있다.
최근 인도 정부가 전기차 구매 보조금 규모를 기존 70억 루피에서 550억 루피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내용이 인도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현대차는 2019년 초에 소형SUV인 코나EV를 인도에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데 구매 보조금 확대정책에 힘입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현대차가 세계에서 최초로 양산한 수소전기차 넥쏘도 인도에 조기에 투입될 수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9월7일 인도에서 열린 ‘무브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앞으로 현대차는 인도가 꿈꾸는 위대한 미래를 위한 여정에 동행할 것”이라며 “전기차 모델 3개와 수소전기차 넥쏘를 인도에 조만간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