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김기춘 비서실장의 후임 인사를 놓고 깊은 고심에 빠져 있다.
이완구 국무총리 카드의 빛이 바래면서 비서실장 인사를 통해 인적쇄신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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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 |
여권 내부에서 여러 후보의 이름이 거명되지만 인적쇄신에 맞는 파괴력이 없어 박 대통령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김기춘 비서실장은 22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고 수석비서관들과 작별인사를 했다.
김 실장은 국정현안을 논의한 뒤 회의가 끝날 즈음에 수석비서관들과 악수를 하며 "대통령을 잘 보필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 실장은 지난 17일 국무회의에서 장관 등 국무위원들과 악수하며 작별인사를 했다.
김 실장은 22일 오전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아내인 박영옥 여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김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김 실장이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해 "(박근혜 대통령을) 가끔 찾아뵙고 외롭지 않게 해달라"며 "(대통령이란 자리가) 다 외로운 자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김 실장의 사의를 받아들였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이 23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는 점을 감안하면 24일경 후임 비서실장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이 오는 25일 취임 2주년을 맞는 만큼 비서실장 발표를 통해 인사를 마무리하고 집권 3년차의 새 출발을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권 내부에서 후임 비서실장으로 여러 명이 거명되고 있지만 모두 인적쇄신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서실장 후보 가운데 실무형으로 권영세 전 주중대사와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거명된다. 그러나 권 전 대사의 경우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등과 관련해 부정적 여론이 만만찮고 황교안 장관은 “또 법조계 출신이냐”는 말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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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춘 비서실장 |
원로급으로 김병호 김병호 언론재단 이사장이나 현경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안병훈 도서출판 기파랑 대표 등이 거명되고 있지만 인적쇄신의 의미가 반감된다는 여론이 만만찮다.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이나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 노무현 정권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 등의 이름도 오르내리지만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로 볼 때 이들과 호흡을 맞춰 일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박 대통령이 뜻밖의 인물을 비서실장으로 발탁해 인적쇄신의 효과를 극대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해 온 만큼 참신한 경제 전문가를 선택할 공산도 크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 이름도 거명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우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