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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 자전거의 개념을 바꾼다

김수진 기자 ksj01@businesspost.co.kr 2015-02-17 11:3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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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 자전거의 개념을 바꾼다  
▲ 김석환 삼천리자전거 대표

자전거가 진화하고 있다. 그 진화에 맞춰 자전거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자전거시장은 지난해 6천 억 이상의 규모로 커졌다.

국내 자전거시장은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가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김석환 대표가 이끄는 삼천리자전거가 점유율에서 10%포인트 정도 박찬우 대표가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는 알톤스포츠를 앞서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해 최근의 자전거 붐을 보여주듯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큰 폭으로 성장했다.

최근 자전거시장에 변화가 나타났다. IT 부품소재업체인 이녹스가 알톤스포츠를 인수한 것이다.

장경호 이녹스 사장은 자전거사업이 스포츠사업에서 나아가 첨단기술 집약형사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장 사장은 알톤스포츠의 안정적 시장지위와 성장성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업계 관계자들은 알톤스포츠가 이녹스에 인수되면서 업계 1위인 삼천리자전거를 바짝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본다.

국내 자전거시장을 놓고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두 회사가 연구개발을 확대하지 않고 국내시장에서 영업에만 치중해 우물안 개구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자전거 투톱,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

국내 자전거 인구는 1천만 명을 넘어섰다.

국내 자전거시장은 '삼천리자전거' '알톤스포츠', 삼천리자전거의 자회사인 '참좋은레저'가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한다. 점유율을 보면 1위가 삼천리자전거(40%), 2위가 알톤스포츠(30%)다.

지난해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는 모두 1년 전 보다 매출을 크게 늘렸다. 김석환 삼천리자전거 사장은 지난해에도 매출 1위를 지켰다. 그러나 박찬우 알톤스포츠 사장은 삼천리자전거보다 거의 3배에 가까운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 자전거의 개념을 바꾼다  
▲ 박찬우 알톤스포츠 대표
삼천리자전거는 지난해 매출 1219억 원, 영업이익 139억 원을 거뒀다. 2013년보다 매출은 10.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3.2% 늘어났다.

알톤스포츠는 지난해 매출 683억 원, 영업이익 91억 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11.2% 늘고 영업이익은 무려 172.3%나 증가했다.

두 회사가 이렇게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시장을 발굴했기 때문이다.

김석환 삼천리자전거 사장은 지난해 상반기 유아용자전거를 새롭게 선보였다. 유아용자전거는 유모차와 세발 자전거를 결합한 형태로 만들어 쓰임새를 넓혔다. 유아용자전거 매출은 2013년 45억 원이었는데 지난해 78억 원으로 급증했다.

박찬우 알톤스포츠 사장은 전기자전거에 주력했다. 지난해 전기자전거 판매는 국내외 합쳐 6천여 대로 2013년 보다 71% 가량 증가했다. 박 사장은 최근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계열사인 마힌드라 젠지와 2016년까지 전기자전거 1만2천 대 납품을 계약해 해외진출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시장창출과 함께 고가 자전거를 찾는 수요까지 늘어나면서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며 “올해도 이런 기조를 바탕으로 자전거업체의 매출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전기자전거, 경량화 놓고 치열한 경쟁

김석환 삼천리자전거 사장과 박찬우 알톤스포츠 사장은 전기자전거와 자전거 경량화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국내 전기자전거시장은 지난해 1만2천 대로 2011년 5천 대보다 약 140% 이상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1만5천~2만 대까지 전기자전거가 판매될 것으로 내다 본다.

이에 따라 전기자전거의 생명인 배터리를 놓고 두 회사가 뜨겁게 맞붙고 있다.

김석환 삼천리자전거 사장은 지난해 7월 대표 전기자전거인 '팬텀 2014년형‘의 배터리 용량을 크게 늘렸다. 김 사장은 배터리 용량을 기존 7Ah에서 8.7Ah로 늘려 좀 더 오랜 시간 주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박찬우 알톤스포츠 사장은 국내 최초로 2012년 내장형 전기자전거 배터리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다. 최근 자전거 프레임 안에 배터리를 장착해 빗물이 어떤 방향으로 내리든 방수가 되는 자전거를 개발했다.

두 회사는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전거 경량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해 삼천리자전거의 산악자전거(MTB) '칼라스'의 라인업을 강화했다.

삼천리자전거는 바퀴 크기를 기존 26인치에서 한국인의 체형에 맞춘 27.5인치로 키웠다. 해외 산악자전거의 트렌드인 29인치와 기존 26인치 바퀴의 장점을 고루 갖춰 효율성, 무게, 컨트롤 측면에서 우수하다고 평가받는다.

삼천리자전거는 바퀴크기 27.5인치의 경우 26인치보다 바퀴와 땅의 접지면적이 넓고 진입각도가 작아 안정성이 높고 29인치보다 무게가 적게 나가 민첩하다고 설명한다.

박찬우 알톤스포츠 사장은 지난 11일 자전거 프레임에 차량용 고강도 초경량 소재(DP780)를 적용한 '로드마스터8 시리즈'를 출시했다.

박 사장은 2011년 포스코와 공동으로 연구개발한 끝에 자동차용 고강도 강판으로 쓰이는 DP780을 자전거에 적용하는데 성공했다. DP780은 일반 자전거에 사용되는 소재보다 2.5배 단단하고 30% 이상 가벼워 자전거의 경량화와 내구성 강화에 적합하다고 알톤스포츠는 자랑한다.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 자전거의 개념을 바꾼다  
▲ 올해 광고모델로 삼천자전거는 김영광, 알톤스포츠는 고준희를 내세웠다

◆ 고급자전거, 경쟁력 있나


국내 자전거 시장은 6천~7천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20~30%가 고급 자전거 매출로 추정된다.

그런데 국내 고급 자전거시장은 아직 해외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 대만의 자이언트(1150만 원), 메리다(1075만 원), 이탈리아의 비앙키(2100만 원), 미국의 스페셜라이즈드(1090만 원), 독일 포커스(990만 원) 등 세계 유명 브랜드들이 압도하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국내 자전거업체의 기술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 모두 전체 매출액에서 연구개발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낮다.

삼천리자전거의 연구개발 비용은 2011년 6억2천만 원으로 매출 대비 0.69%에 그친다. 2012년 8억5천만 원(0.78%), 2013년 9억9천만 원(0.9%)으로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알톤스포츠의 연구개발 비용도 2011년 3억 원(0.74%), 2012년 4억5천만 원(0.84%) 수준이었다. 2013년 2억8천만 원(0.55%)으로 더욱 줄었다.

그러나 글로벌 자전거 브랜드들은 연간 매출의 평균 5% 이상을 연구개발 비용으로 투자한다.


업계 관계자는 "스위스, 프랑스 등 글로벌업체들은 신소재를 개발해 세계자전거대회에서 테스트를 하는 등 기술개발에 주력하며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은 글로벌업체에 비해 연구개발 비중이 낮은 상태"라고 아쉬워했다.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가 연구개발에 적극 투자하지 못한 이유는 국내영업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석환 삼천리자전거 사장은 2011년부터 판매채널 정리작업을 통해 대리점 독점거래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삼천리자전거는 전국 2500여 개 유통망 가운데 1400여개 대리점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1223개 대리점은 삼천리자전거만 취급한다.

박찬우 알톤스포츠 사장도 최근 1270여개의 대리점을 바탕으로 유통망 확장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독점거래 정책을 펼치는 삼천리자전거에 비하면 전체 규모 측면에서 5배 정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두 업체가 너무 국내영업에만 치중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다 보니 기술확보에 힘을 덜 쏟게 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가 기술확보를 통해 국내시장뿐 아니라 글로벌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주문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볼 때 영업력이 실적을 좌우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시장을 지배하기 위해서 자체기술을 통한 발전이 필수"라고 말했다.

삼천리자전거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연구개발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비중을 조금씩 늘리고 있어 앞으로 5년 안에 글로벌시장에서 기술력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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