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세계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지키며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SDI는 당분간 수익성이 높은 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 공급을 늘려 전기차 배터리사업의 적자를 만회하는 전략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7일 "삼성SDI의 수익성 개선 속도가 갈수록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중대형 전지부문의 성장이 전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SDI의 중대형 배터리 생산 규모는 향후 2년 안에 현재의 2배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됐다. 규모의 경제 효과로 고정비 부담이 줄어들며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수익성이 낮은 전기차 배터리의 매출 비중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지만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며 영향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사업에서 내년까지 큰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업체들이 전기차분야에 공급을 집중하며 치열한 가격 경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SDI는 적자를 보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보다 수익성이 높은 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 공급을 늘리는 일이 이익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생산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SDI는 세계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삼성SDI의 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시장 점유율은 2014년 약 30%였으나 지난해 43%까지 늘어났다. 2위 LG화학에 약 6%포인트 정도 앞서며 선두를 지키고 있다.
김 연구원은 "삼성SDI는 미국과 호주 등에서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 수주에 성공하며 시장 지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향후 3년 동안 30% 이상의 높은 점유율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SDI는 올레드 패널 소재의 매출 증가와 소형 배터리의 수요 급증에 힘입어 최근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대형 배터리의 생산 규모가 확대돼 외형 성장이 본격화되면 실적 증가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9조3630억 원, 영업이익 6180억 원을 볼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48% 늘고, 영업이익은 429% 급증하는 수치다.
내년 매출은 11조4713억 원, 영업이익은 9330억 원으로 외형 성장과 수익 개선이 모두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