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6인치 이상의 대화면을 탑재한 새 아이폰을 처음 내놓으며 게임과 동영상 등 콘텐츠 소비가 많은 사용자층의 수요를 공략하는 데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수요 침체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아이폰의 콘텐츠 활용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수익 기반을 넓히고 있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애플은 대화면 아이폰 출시를 콘텐츠사업의 성장에 중요한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애플은 12일 열리는 출시행사에서 6.1인치 LCD패널을 탑재한 아이폰9와 5.8인치 또는 6.5인치 올레드패널을 적용한 아이폰XS 시리즈 등 모두 3종의 새 아이폰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8시리즈 화면 크기는 4.7인치와 5.5인치, 아이폰X은 5.8인치에 그쳤는데 올해 신제품의 평균 화면 면적은 이보다 약 23% 늘어나게 된다.
애플의 대화면 아이폰 출시는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다. 고화질 동영상과 고성능 게임 이용자가 늘어나며 더 큰 화면의 스마트폰을 원하는 소비자 수요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시장 조사기관 칸타월드패널 분석을 인용해 "6인치 이상 화면을 탑재한 스마트폰 구매자는 다른 사용자보다 모바일게임을 하는 비중이 62% 높고 동영상을 시청하는 시간도 평균 2배 정도로 많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자체 앱스토어와 동영상 등 서비스 플랫폼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콘텐츠 소비가 많은 대화면 스마트폰 구매자를 많이 확보하면 큰 이득을 볼 수 있다.
앱스토어에 등록된 게임과 동영상 등 콘텐츠 서비스기업이 아이폰 사용자로부터 거두는 매출 가운데 30% 정도를 애플이 수수료로 거두기 때문이다.
대화면 아이폰XS는 역대 최고가로 출시가 유력해 애플의 수익 상승에 기여할 수 있다. 6인치 이상 대화면을 선호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소비자 수요를 빼앗을 기회도 열리게 됐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애플과 같은 선두업체는 프리미엄 수요를 자극해 판매가격을 높이고 수익성을 유지하는 전략으로 스마트폰시장의 침체에 대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의 스마트폰 최대 경쟁사로 꼽히는 삼성전자도 이런 시장 변화에 대응해 고가 스마트폰의 수요를 유도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9를 110만 원 안팎의 역대 가장 비싼 출고가에 내놓았지만 고성능 반도체와 6.4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 듀얼카메라 등 고가 부품을 대거 적용해 경쟁력을 높였다.
애플의 대화면 아이폰XS는 갤럭시노트9와 하드웨어 성능에서 맞설 수 있는 주력상품으로 자리잡는 동시에 애플의 콘텐츠사업 성장에도 힘을 보태는 중요한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9 역시 6.1인치 LCD패널을 탑재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며 대화면 스마트폰 소비자들의 애플 콘텐츠 생태계 진입을 유도하는 효과를 낼 공산이 크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애플은 대화면 아이폰에서 활용하기 적합한 추가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출판사 및 동영상 서비스업체들과 협력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