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레고랜드와 화성 국제테마파크 등 대형 테마파크사업이 곳곳에서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 사업은 지방자치단체가 오랫동안 추진해 온 사업들인데 새로 출범한 민선 7기 지방자치 정부가 해묵은 난제를 풀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모양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는 테마파크사업은 불확실성이 커 실제 사업으로 성사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의견도 나온다.
9일 강원도 등에 따르면 강원도와 엘엘건설은 10월 말까지 춘천 레고랜드코리아 개발사업자를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재추진한다.
8월31일 강원도의회에서 열린 사업자 선정 설명회에는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쌍용건설, 동부건설, STX건설 등 건설사와 교보증권, 유진증권, 신한은행 등 금융사들이 대거 참석하며 관심을 나타냈다.
레고랜드는 춘천 중도에 세계적 블록장난감 브랜드인 레고를 소재로 한 테마파크를 건립하는 사업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도정 1기 때인 2011년 처음으로 영국 멀린엔터테인먼트와 투자 합의각서를 맺었으나 유적 발견과 건설 비리 논란 등으로 장기간 표류해 왔다.
그러다 5월 멀린과 3천억 원의 시설 투자를 뼈대로 하는 상생협력 합의서 체결식을 맺으며 다시 사업에 속도를 내게 됐다.
최문순 지사는 3선 성공 뒤 레고랜드 재추진에 의지를 나타내며 각종 인터뷰 등에서 2020년까지 반드시 레고랜드를 개장하겠다고 밝혔다.
엎어진 것으로 여겨졌던 화성 국제테마파크 사업도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화성 국제테마파크는 새로운 지자체장들이 나서 다시 불을 지폈다.
경기도와 화성시, 한국수자원공사는 8월23일 국제테마파크 정상화를 위한 협약식을 열었다.
화성시에 3조 원의 사업비를 들여 테마파크, 워터파크, 상업시설, 골프장 등 복합리조트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9월 안에 사업자 공모를 추진해 내년 상반기 시행사를 선정하고 2021년 착공, 2025년 말 준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화성 국제테마파크는 2007년과 2015년 두 차례 추진됐다. 당초 유니버설스튜디오를 건립하려고 했으나 부지 매입 등에 차질을 빚어 2017년 사업협약 기간 만료로 완전 무산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화성 국제테마파크 정상화를 바라는 도민의 열망에 10년의 과정을 거쳐 재정상화의 출발점에 섰다”며 “경기도는 사업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오시리아관광단지(옛 동부산관광단지)에 롯데월드 4배 규모의 테마파크가 추진된다. 롯데월드와 GS리테일 등이 사업법인 오시리아테마파크PFV에 참여해 2019년 착공, 2021년 개장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테마파크는 건설 단계에서 고용과 경제효과를 창출할 수 있고 개장 이후에는 관광객 유치를 기대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임기 초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테마파크 건설을 종종 꺼내드는 이유다.
하지만 사업성을 놓고 고려가 부족하고 지자체장 교체 등 외부 환경 변화 등으로 무산되는 일도 적지 않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경남도지사 임기 첫해인 2013년 진해 웅동에 폭스·워너브라더스 등 글로벌 엔터테인먼트회사를 유치해 대규모 테마파크를 지으려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정부의 복합리조트 사업지 선정에서 탈락하자 2016년 사업 중단을 선언하고 백지화했다.
최근에는 인천 송도에서 추진되던 테마파크 사업이 무산됐다. 2015년부터 부영주택이 도시개발사업을 전제로 해당 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4차례나 사업기간을 연장한 끝에 4월 사업시행자로서 효력이 정지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