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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정주 NXC 회장이 요구한 협업과 부동산 매각에도 회의적인 뜻을 내비쳤다.
김택진 대표는 김정주 회장이 요구한 주주제안의 핵심적 내용에 대해 사실상 거절의 답변을 내놓았다.
김정주 NXC 대표가 앞으로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윤재수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1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당장 자사주를 소각해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했다”며 “앞으로 있을 공격적 투자나 인수합병에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현재 자사주 8.9%를 보유하고 있다.
넥슨은 지난 3일 엔씨소프트에 주주제안서를 보내 자사주를 소각해 주주가치를 높이라고 요구했다. 일반적으로 자사주를 소각하면 주가가 오른다.
넥슨은 “엔씨소프트가 자사주를 임직원의 장기보상으로 이용하고 있지만 이는 소규모에 불과하다”며 “자사주를 이용한 인수합병도 적극적이지 않아 가용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자사주 소각을 통해 경영권 다툼에서 우위를 차지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엔씨소프트가 우호세력에게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을 차단하려 한다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넥슨의 또 다른 요구사안인 경영참여에도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
윤 최고재무책임자는 넥슨의 경영참여로 회사가치가 어떻게 높아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우리도 묻고 싶다”며 “넥슨과 여러 가지 협업을 추진했지만 기업문화나 우선가치가 크게 달라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 최고재무책임자는 “앞으로 어떤 회사든 파트너십을 맺고 서로 이익을 낼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 협업제안을 받아들일 생각”이라고 말해 여지는 남겼다.
엔씨소프트는 또 비영업용 부동산 매각 등 넥슨이 요구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윤 최고재무책임자는 “주주들이 회사자산에 대해 여러 제안을 하는데 내부적으로 장기적 전략과 투자방향을 고려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하겠다”며 “외부에서 생각하지 않아도 내부에서 생각하는 게 있다면 그 방향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넥슨의 서울 삼성동 부동산 매각 요구에 “삼성동 부동산과 토지의 임대수익률은 6%에 이른다”며 “중장기 대형게임을 개발할 때 안정적 수익을 보장해주는 자산”이라고 반발했다.
엔씨소프트는 현금수익을 적극적으로 주주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엔씨소프트가 넥슨이 지적한 주주이익 환원강화 요구를 의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최고재무책임자는 “창업 뒤 온라인사업에 매진하다보니 주주가치에 대한 생각이 시장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며 “이제 회사가 사업 안정성을 갖췄고 현금자산도 많이 쌓인 만큼 추가로 현금수익이 나오면 적극적으로 주주에게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