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외환은행이 지난해 실적이 크게 떨어진 이유로 론스타를 지목했다.
김 회장은 10일 김병호 신임 하나은행장 취임식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외환은행의 실적이 악화한 것은 이전 대주주였던 론스타가 투자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
|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
김 회장은 “론스타가 대주주였던 때 외환은행 직원과 조직에 전혀 투자하지 않았다”며 “지금은 과거에 입었던 손실을 회복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으로 3651억 원을 냈다. 2013년보다 17.8%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4분기 순손실 820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외환은행은 신한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등 다른 은행들이 지난해 1조 원대의 순이익을 낸 것과 비교하면 실적이 크게 뒤처진다. 하나금융의 같은 계열사인 하나은행(8561억 원)과 비교해도 순이익이 적다.
김 회장은 외환은행의 인력구조가 하나은행의 90%에 이르는데 실적이 절반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투자하지 않았는데 인건비를 지나치게 올려놓았다고 비판했다.
김 회장의 이런 발언은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실적악화의 책임을 김 회장에게 돌린 데 대한 반박이기도 하다. 외환은행 노조는 김 회장이 외환카드를 분리하고 무리한 통합작업을 시도하는 등 경영실패를 거듭해 외환은행 실적이 떨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회장은 “론스타가 지난 10년 동안 외환은행에 투자하지 않았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 방향을 잡았다”며 “이런 위기 상황을 외환은행 직원들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법원이 최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절차를 중단하는 가처분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회장은 “외환은행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등 경영환경이 나빠졌다는 자료를 제출하면 법원이 이의신청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며 “외환은행 노동조합과 대화는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