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컨테이너선같은 고속 선박은 마찰저항 비중이 적어 공기 윤활장치의 적용이 어렵다고 알려져 왔는데 최초의 성공사례다.
삼성중공업은 2007년부터 5종류의 에너지 절감장치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선박에 적용해왔다.
세이버 핀이 대표적인데 선박 외판에 장착돼 선체 주변 물의 흐름을 제어함으로써 연비를 개선하고 선체 진동을 줄일 수 있다. 현재까지 200척 이상의 선박에 장착됐다.
이 밖에도 프로펠러 앞뒤 물의 흐름을 제어해 선박의 추진력을 향상시키는 '러더 벌브', 컨테이너와 컨테이너 사이의 공간을 최소화해 운항 중 공기 저항을 줄이는' 사이드 갭 프로텍터(Side Gap Protector)', 프로펠러로 유입되는 물을 프로펠러 회전방향과 반대로 미리 바꿔 추진력을 높이는 '세이버 스테이터' 등이 있다.
최근에는 삼성중공업이 이런 각각의 에너지 절감장치를 맞춤형 '삼성 ESD 패키지'로 만들어 수주 선박들에 본격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선박 형태와 속도, 운항지역의 파도 및 바람의 특성 등을 고려해 연료 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조합했다.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글로벌 선사들이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운항비용을 줄이는 데 관심이 높은 추세에 따른 것이다.
글로벌 컨테이너선사 MSC의 수석감독관은 "'삼성 ESD 패키지'를 새로 발주한 선박에 적용했다"며 "연료 절감을 통한 운항 경쟁력 확보는 물론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를 통해 해양환경 보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은 대덕 연구단지 선박해양연구센터에 있는 세계 최대의 상업용 예인수조 등 각종 시험설비를 갖춰 연료 절감 기술 개발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며 "'삼성 ESD 패키지'는 친환경과 고효율이라는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삼성중공업만의 독보적 기술"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