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가 중장년층에게 통하는 지식재산권이었다면 스푼즈는 아기자기한 그림체와 색감으로 10~20대와 여성 이용자를 정조준하고 있다.
▲ 엔씨소프트 본사 로비에 놓인 새 캐릭터 '스푼즈' 조형물.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
29일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자체 캐릭터 스푼즈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피규어, 티셔츠, 에코백 등 스푼즈를 활용한 30여 개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 스푼즈 캐릭터를 활용한 쿠키도 선보였다. 13일 롯데시네마와 손잡고 건대입구 2곳에 상영관을 캐릭터 테마관 ‘스푼즈관’으로 꾸몄다.
8월 롯데시네마 앱에서 즐길 수 있는 스푼즈 HTML5 게임도 출시했다. HTML5 게임은 자바스크립트 등 도구를 활용해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인터넷 연결만으로 여러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게임을 말한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9월 초중순에는 페이스북 게임즈를 통해 즐길 수 있는 스푼즈 게임을, 내년 초에는 캐주얼 모바일게임을 출시할 것”이라며 “엔씨소프트는 스푼즈를 지식재산권(IP) 자체의 가능성과 게임으로의 확장 가능성 둘 모두를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2019년 초 국내와 해외에 ‘12번가 이야기(12TH STREET)’라는 모바일게임을 내놓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올해 안에 서울 시내 백화점에서 스푼즈 캐릭터 상품을 알리기 위한 팝업스토어를 만들기 위해 현재 일정과 장소를 조율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스푼즈사업을 적극적으로 키우는 데는 리니지를 잇는 지식재산권을 발굴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라는 잘 만든 지식재산권(IP) 덕에 2분기 딱히 신작을 출시하지 않고도 실적이 크게 늘었다. 엔씨소프트는 2분기 전체 매출 4365억 원 가운데 2099억 원을 리니지M 등 모바일게임에서 거뒀다. PC온라인게임 리니지, 리니지2 매출도 각각 421억 원, 133억 원 등이었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의 지식재산권(IP) 등으로 2분기에 벌어들인 로열티수입 294억 원까지 보태면 전체 매출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
하지만 리니지, 블레이드앤소울 등 게임은 대부분 30~40대 중장년층과 남성들에 특화된 게임으로 평가된다. 반대로 보면 엔씨소프트의 잠재고객인 10~20대와 여성 이용자를 이끌어들이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 롯데시네마의 '스푼즈관'. <엔씨소프트>
반면 스푼즈 캐릭터는 모두 눈이 크고 아기자기한 모습과 분홍색, 연두색, 흰색 등 부드러운 색감으로 이뤄져 "귀엽다" "사랑스럽다" 등의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를 통해 잘 만든 지식재산권(IP) 하나가 회사를 먹여살린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스푼즈가 단번에 리니지처럼 성장할 수는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보고 투자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게임업계에서 후발주자지만 인지도가 높은 ‘카카오프렌즈’를 활용한 게임으로 모바일게임시장에서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캐릭터로 일단 인지도를 확보하고 나면 모바일게임을 출시하는 데도 흥행에 훨씬 유리해진다. 캐릭터는 사업을 확장할 여지가 많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카카오프렌즈가 카카오톡이라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국민적 인지도를 높인 것과 달리 엔씨소프트가 스푼즈를 알릴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엔씨소프트는 현재 약 40명으로 스푼즈사업부를 꾸려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해외에 스푼즈 이모티콘 등을 출시해 캐릭터를 처음 알린 뒤 올해 4월 본격적으로 홍보를 시작했다. 스푼즈는 엔씨소프트의 새 캐릭터로 비티, 신디, 디아볼, 핑, 슬라임 등 모두 5개의 캐릭터로 구성됐다.
넥슨과 넷마블 등도 각각 게임 속 캐릭터를 활용한 ‘넷마블 프렌즈’와 ‘네코제(넥슨 콘텐츠 축제)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게임 출시 없이 캐릭터부터 내놓고 홍보한 것은 엔씨소프트가 처음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