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과 금호고속 매각이 본격화하면서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회장이 금호고속 인수에 관심이 있다는 말이 업계에 나돌면서 호반건설이 이를 즉각 부인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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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
호반건설이 금호산업의 지분을 주식시장에서 사들인 이후 그만큼 주목받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5일 호반건설이 금호산업에 이어 금호고속 인수에도 관심이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호반건설이 금호고속의 최대주주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로부터 투자제안서를 받아갔다는 말이 투자은행(IB)업계에 흘러다녔다.
김 회장이 금호산업 지분을 대량매입하며 금호산업을 인수할 뜻을 드러낸 데 이어 금호고속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호반건설은 즉각 이를 부인했다. 호반건설의 한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금호고속에 대한 투자제안서를 받아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호반건설은 금호고속 인수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호반건설이 투자제안서를 받으려면 투자의향서나 비밀유지각서 등을 상대방에 제출해야 하는데 그런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호반건설은 금호산업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호반건설은 단순투자 목적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이런 부인에도 불구하고 호반건설이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호반건설은 둘 다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삼고 있다. 호남지역 건설업계에서 호반건설이 아시아나항공에 관심이 있다는 말이 예전부터 있었다.
호반건설은 전에도 금호그룹 계열사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7월 금호고속 매각주간사로부터 금호고속 기업소개서를 받아가기도 했다.
박삼구 회장과 김상열 회장의 관계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두 사람이 아는 사이인 것은 확실하지만 사이가 좋은지 나쁜지에 대해선 알려진 게 없다. 박삼구 회장은 지난달 호반건설의 금호산업 인수에 대해 기자들이 묻자 “호반건설 김 회장이랑 사이가 좋다”라고 대답했다.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지분을 사들인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호반건설의 금호산업 인수설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그때마다 호반건설은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대답해 왔다.
호반건설은 지난달 말 금호산업 지분을 매각해 81억3천만 원을 회수했다. 지난해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지분을 사들이는 데 쓴 돈은 약 254억 원이다.
아직 호반건설이 팔지 않은 금호산업 지분을 5일 종가 2만76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470억 원에 이른다. 254억 원을 들여 551억 원 정도를 회수하게 된다. 호반건설 말대로 단순투자 목적이라면 성공한 셈이다.
하지만 호반건설이 주택공급시장 1위인 데다 1조 원에 가까운 사내유보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단기투자로 차익을 실현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무리수를 두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더욱이 호반건설은 보수적인 건설업계에서도 보수적인 자금운영으로 유명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금호산업 지분매입을 지휘한 전중규 호반건설 사장도 주목한다.
전중규 사장은 외환은행 여신담당 부행장 출신으로 현대건설과 하이닉스, 현대종합상사 등 대기업의 경영정상화를 성공시킨 인수합병 전문가다. 호반건설이 2013년 말 전중규 사장을 선임하면서 대규모의 인수합병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호반건설은 금호산업 지분을 공시의무가 없는 5% 아래로 낮춰놓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